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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비리’…31명 구속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2년 07월 19일(목)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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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핵발전소 업계의 납품비리가 발전소 현장 하위직부터 한수원 본사 고위직까지 총체적으로 개입해 이뤄진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일부 간부는 정품을 보고 만든 유사품, 즉 ‘짝퉁’을 핵심 부품으로 다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핵발전소 안전성에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영광핵발전소에도 이 ‘짝퉁’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관정)는 지난 7월 10일(화) 핵발전소 납품비리 관련 수사발표에서 “모두 53명을 입건하고 이 중 한수원 처장급(1급) 간부 등 31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31명 중에는 한수원 본사의 1급 최고위직 간부를 비롯해, 본사 감사실, 영광·고리핵발전소 등의 주요간부 22명과 납품업체 직원과 브로커 등이 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4개월여 수사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공기업 간부들이 사법처리된 것은 처음이다. 한수원 간부와 직원 22명이 받아 챙긴 돈은 적게는 1천만원, 많게는 4억5천만원까지 상습적으로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한 부서는 팀장부터 팀원까지 몽땅 구속됐다. 또한 수사받던 동료 직원이 자살한 가운데서도 뇌물을 받아챙긴 직원들의 사례는 이러한 비리가 이들에게 거의 일상이었음을 짐작케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한수원 직원은 625명이나 되었고, 추가되는 수당만도 근로자 평균 연봉보다 많은 직원이 17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핵산업의 폐쇄성이 낳은 구조적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수원뿐 아니라 관련 기관과 정부 부처는 핵산업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극히 꺼려왔고, 국민들을 알 필요가 없는 사람들로 치부해왔다”며 “이러한 폐쇄성이 극복되지 않는 한 핵발전의 비민주적 관행과 부정부패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수사 결과가 핵발전을 둘러싼 부패의 전부는 아닐 것”이라며 “이번의 수사 발표가 비리의 꼬리자르기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구본진 울산지검 차장검사는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한수원 직원과 납품업체간 금품수수 수사를 계속해서 한수원 내 비리의 잔재를 청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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