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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교’의 교주+대통령, 필요한가?
김수복 기자 / 입력 : 2012년 07월 25일(수) 15:45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시대를 읽는 키워드를 들자면 역시 종교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어느 시대 어떤 사회를 막론하고 종교는 당대 사회의 흐름을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돼 왔다.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악착같이 살아야만 하는 비극적인 운명을 안고 태어난 인간에게, 종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돼 있기 때문이다.

흔히 종교가 갈대처럼 약한 사람의 마음을 붙잡아서 중심을 세워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역사는 우리에게 알려준다. 전망이 매우 불투명할 때, 미래가 암울할 때 종교는 사람보다 먼저 중심을 잃고 흔들려 왔다.

현대의 한국 사회는 종교의 양대 산맥이랄 수 있는 기독교와 불교가 모두 심각한 구설수에 휘말려 있다. 기성 종교가 흔들리면 반드시 그 틈새를 비집고 사교가 출현해 왔다. 지금 한국 사회를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사교의 숫자와 그 정체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헌재까지 드러난 모습을 보자면 아주 그로테스크하고 파괴적이다.

그 중에 하나가 사람과 개를 짝짓기시키는 것이다. 개와 사람이 짝짓기를 해서, 만약에 그 사이에 새끼가 태어난다면 그 모습은 어떠할까. 개와 비슷할까, 사람에 가까울까. 이런 생각은 얼핏 대단히 삿되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다. 왜냐하면 개와 사람의 짝짓기라는 테마는 사실상 지금의 존재형태를 아주 극단적으로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사람이기도 싫다는, 이런 놈의 세상에서 사람으로 살아 무엇 할 것이냐, 하는 존재론적인 의문이 있다는 것이다.

사교의 교주는 대개 순혈주의자들이다. 다른 말로는 원리주의자다. 교주 스스로는 정통주의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통과 원리 그리고 순혈을 합하면 거기서 외곬수란 단어가 탄생한다. 자신이 그동안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해 온 것이 최고라는 생각, 절대적이라는 관념, 그래서 그 어떤 것도 자신의 견해에 반하는 것은 수용하지 않는 아주 확고한 자기만의 세계관, 이것을 갖췄을 때 그는 수많은 신도 아니 지지자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한때 그런 정치의 시기를 거쳐 오기도 했다. 정치 지도자와 교주를 분간하기 어려운 시대가 우리에게 있었다. 그렇다. 그것은 과거사였다. 우리는 그렇게 믿어 왔다. 그런 암울한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뭐랄까,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지금 우리에게 과거의 그 시대가 다시 오고 있다.

5·16군사 쿠데타는 구국의 일념이 낳은 매우 훌륭한 결단이라는 식의 발언을, 거침없이 아주 확고한 신념으로 하고 다니는 박근혜 대통령 예비후보의 요즘 행보는 그야말로 거침이 없어 보인다. 그의 입을 거치면 4·19도 5·16을 거친 뒤에서야 비로소 완성이 된다. 요컨대 5·16이 없었다면 4·19를 기념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따라서 그는 합리적인 이성을 가진 정치인이라기보다 ‘아버지교’의 교주에 가까워 보인다.

저 사람에게 대통령직 맡기면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탄생한 것이 이명박 정부였다. 그가 도덕적으로 굉장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슬쩍 눈감아 주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내 후회하기 시작했다. 후회가 쌓이고, 또 쌓이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자기 개인이 부자되는 것밖에 모르는 완벽한 거짓말쟁이로 자리매김 되기에 이르렀다.

어떤 사람은 말한다. 박근혜 예비후보의 거짓말은 결코 이명박에 못지않다고. 자산 규모가 수조 원 대에 이른다는 말만 있지, 누구도 그 정확한 금액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수장학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나마 이명박 대통령은 푼돈을 모아서 쌓아놓고 내 돈 아니라고 우기는 다소 순진한 모습이라도 있지만, 박근혜 예비후보는 남의 것을 권력으로 강탈할 자기 아버지의 것을 그대로 물려받아 놓고도 나는 모른다고 아주 태연하게 시치미를 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를 비판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하기 몇 달 전의 모습과 흡사한 상황이다. 어떤 사람은 아주 노골적으로 박근혜 공주님, 박정희 임금님,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 하는 식의 희한한 삼단논법을 들이대기도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제 머지않아 어쩌면 ‘아버지교’의 교주 대통령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김수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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