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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리고인돌의 제천행사
<살며 생각하며>
이병열(고창문화연구회 기자 / 입력 : 2012년 09월 11일(화)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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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고인돌은 대체로 기원전(BC) 2천년경 이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는 고조선이 나라를 건국한 시기로 청동기시대라고도 한다. 고창고인돌은 고창군내 곳곳에 축조되기 시작하는 이 시기 한반도 남부 곳곳에는 부족국가들이 세워지게 되었다. 삼국지 동이전에 의하면, 이들 소국에는 신지(臣智)·읍차(邑借)라고 부르는 우두머리가 있었으며, 다수의 읍락(邑落)으로 이루어졌다. 중심 읍락인 국읍(國邑)은 각 읍락의 물자교역 중심지이고, 국읍의 주수(主帥)는 대내외 교역활동을 장악하여 각 읍락을 통솔하고 유사시에 군사 지휘권을 발휘하였다. 삼한의 고창 모로비리국은 백제에 병합되는 4세기 후반까지 있었다. 필자는 이미 도산리고인돌은 천제의식을 하던 천제단(天祭壇)이라고 추정한바 있다. 그렇다면 고창의 도산리고인돌이 천제단이라면, 그곳에서는 제천행사가 행해졌을 것이다. 도산리고인돌시대의 제천행사는 기록이나 고증자료가 없어 그 행사내용은 알 수 없으나, 그 후대인 삼한이나 부여 및 고구려 등의 제천행사를 통해 도산리고인돌시대의 제천행사를 유추해 볼 수밖에 없다.

『삼국지』변진(弁辰)전에, “풍속은 노래하고 춤추며 술 마시기를 좋아한다. 비파가 있는데, 그 모양은 축(筑)과 같고 연주하는 음곡도 있다”, 진서 권97 열전 마한(馬韓)전에는 “풍속은 귀신을 믿으므로 해마다 5월에 씨 뿌리는 작업을 마친 뒤, 떼 지어 노래하고 춤추면서 신에게 제사지낸다. 10월에 이르러 농사를 마친 뒤에도 역시 그렇게 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삼국지』한(韓)전, 해마다 5월이면 씨 뿌리기를 마치고 귀신에게 제사를 지낸다. 떼 지어 노래 부르며 춤추고 밤낮을 쉬지 않고 술을 마셨다. 그 춤은 수십 명이 모두 일어나서 뒤를 따르는데, 땅을 밟으며 허리를 굽혔다 치켜들면서 손과 발이 서로 상응하며 가락과 율동은 필무(鏎舞)와 흡사하다. 10월에 추수를 끝내고는 다시 이와 같이 한다.

또한 『삼국지』부여(夫餘)전, 은역(殷曆) 정월에 하늘에 제사하고 나라 사람들이 크게 모여서 연일 마시고 먹고 노래하고 춤추니, 이름 하여 영고라 한다. 이때에는 형벌과 옥사를 판결하고 죄수들을 풀어준다.『후한서』고구려(高句麗)전, 그 풍속은 음(淫)하고 모두 깨끗한 것을 좋아하며 밤낮으로 남녀가 곧 떼 지어 노래 부른다. 귀신(鬼神)·사직(社稷)·영성(零星)에 제사지내기를 좋아하며, 10월 하늘에 제사지내는 큰 모임, 곧 제천대회가 있으니 그 이름을 ‘동맹(東盟)’이라 한다. 그 나라 동쪽에 큰 굴이 있는데 이름을 수신(隧神)이라고 한다. 또한 수신을 맞이하여 제사를 올린다. 『삼국지』고구려(高句麗) 전에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게 “신좌(神座)에는 나무로 만든 수신을 모셔두었다. 이때 감옥을 없앴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위 우리 선조들의 제천행사 기사들을 통해 이들보다 앞선 도산리고인돌시대에 행해진 의식을 유추해볼 수 있다. 첫째, 도산리고인돌시대의 제천행사에는 국읍 부족민 누구나 참여했을 것이다. 둘째, 제천행사에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음주가무를 즐겼을 것이다. 셋째, 제천행사는 읍락(邑落) 중심인 국읍(國邑)에서 행해졌을 것이고, 그 후 각 고을마다 행사가 진행되었을 것이다. 넷째, 제천행사는 농경문화가 정착된 시기이기 때문에 하늘님께 제를 올렸을 것이다. 그래서 씨를 뿌리는 5월(수릿날)과 추수하는 10월(또는 8월 한가위)에 제천행사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또한 밝음 사상과 여성을 상징하는 지모신(地母神)으로서의 달이 가장 밝다는 정월대보름의 행사도 음력 정월보름에 했을 것이다. 다섯째, 고인돌시대 부족민들의 젊은 남녀들은 연일 밤낮으로 음주가무를 즐기며 사랑의 짝짓기(性)를 하였을 것이다.

도산리고인돌에서 제천행사가 이루어졌다면, 최소한 마한시대의 모로비리국의 중심인 봉덕리 일대, 좀 더 엄밀하게 말하면 도산에서 했을 것이다. 이를 방증하는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는 도산마을의 천제이다(고창의 마을 2집). 도산마을의 천제는 고창군에서는 유일한 민속으로, 천제 시기는 지모신인 달이 가장 밝은 정월 14일(음력) 자정에 매년 거행하고 있다. 천제는 동월 13일부터 동서남북 당산에 인줄을 친 뒤, 집집마다 농악풍물을 치며 돌면서 걸립을 하고, 14일은 모닥불을 피워 놓고 풍물을 친다. 이때 마을 주민들은 막걸리와 소주를 마시면서 자정까지 기다려 천제에 참여하게 된다. 도산 주민들은 북쪽의 죽림리고인돌군을 비롯한 고창의 오래된 마을마다 고인돌이 있기 마련인데, 유독 도산마을만은 고인돌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천제는 후대에도 군왕만이 지낼 수 있는 것임을 감안할 때, 오랜 옛날 선사시대로부터 군왕에 버금가는 세력이 이곳에 거주하며 천제를 지내오던 전통이 부족국가시대를 거쳐 삼한시대로 이어져 지금까지 전해오는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병열(고창문화연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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