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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정읍·부안 공설화장시설, 또다시 표류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2년 11월 30일(금)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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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정읍시·부안군이 공동 협약을 통해 추진중인 ‘서남권 광역 공설화장시설(이하 광역화장장) 건립사업’이 정읍시의회의 반대로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지난 11월 8일(목) 정읍시의회 본회의에서 광역화장장에 대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심의한 결과, 16명의 의원이 출석했으나 찬성 8표로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지난 10월 18일(목) 임시회 부결에 이어 두 번째다. 결국 정읍시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내년 초에 다시 의안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창군과 정읍시, 부안군은 지난 7월 정읍시 감곡면 통석리 1만2천여평방미터 일대에 화장로 3기, 자연장지, 봉안시설, 추모공원 등이 포함된 화장시설을 88억원(정읍32억·고창15억·부안15억·국비26억)을 들여 건립하기로 발표했다. 또 건립지 인근 주민지원사업비로 10년에 걸쳐 100억원(정읍70억·고창15억·부안15억)을 지원하고, 건립 후 부대시설 운영권을 주민에게 주고 우선 채용도 약속했다.
그런데, 정읍시의회가 지난 10월 11일 “사업비가 너무 많다”며 사업 축소를 권고한 데 이어, 10월 18일 부지매입 안건을 부결시키고, 11월 8일 또다시 부지매입 안건을 부결시킨 것이다.
정읍시의원들은 결국 “집행부의 지나친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정도진 정읍시의원은 “화신공원묘원측이 1만평 땅을 기부체납하겠다는데, 집행부는 왜 받지 않느냐”고 5분 발언을 통해 따져물었다.
이에 정읍시행정은 11월 9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행정 발목잡기의 표본”이라고 공개적으로 정읍시의회를 비난했다. “시의회 차원에서도 화장시설의 필요성을 공감한다고 표방하면서도 합당하지 아니한 이유를 들어 부결시킨 것은 지방의회제도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행위라 할 것이며, 행정 발목잡기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브리핑을 담당한 김성수 문화행정국장(정읍시)은 “10월 12일 의회간담회 결과, 첫째 감곡면민 대상 주민설명회 추진, 둘째 3단계 사업중 1단계 사업만 추진하되 사업비 축소, 셋째 화신공원묘원측과 대화 추진 등 3가지를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서면으로 제출해 상임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음에도, 본회의에 상정된 후 ‘만평의 땅을 기부체납하겠다는 화신공원묘원측과 상의하라’는 5분 발언에 영향을 받아, 또다시 의회가 토론없이 표결에 부쳐 부결시켰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토론이 없다 보니, 부결사유도 없이 부결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지방의회제도를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특히 “지난 10월 임시회 기간중 상임위원회에서 화신공원묘원을 방문했을 때, 법인대표는 ‘부지를 기부체납하면서 위탁운영권을 요구하고, 위탁운영 적자시에는 시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을 고려해 볼 때, 기부체납의 결과는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이 명약관화함에도 기부체납이라는 미명을 붙이는 것은 그 순수성이 심히 의심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화신공원묘원측이 진정으로 화장시설을 원했다면, 4차례에 걸쳐 실시한 공모에 응모했어야 할 것임에도, 단 한 차례도 응모하지 아니했다”고 재론을 일축했다.
김 국장은 “행정안전부에서 투융자심사를 통해 광역화장장의 건립을 인정했고, 감사원에서도 화신공원묘원과의 협약해지가 위법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3개 시군이 협력하여 어렵게 공모를 통해 시설부지까지 선정했다”며 “2014년 6월말 완공을 목표로 행정절차에 들어간 현 상황에서, 토지 매입안이 부결됨으로써 광역화장장 시설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제는 더 이상의 걸림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 김 국장은 “3개 시군의 주민들이 겪고 있는 시간·경제적 불편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집행부와 의회가 상호 협력하고 공조하여 행정절차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화신공원묘원측은 지난 11월 13일(화) 정읍시장과 정읍시의장에게 “정읍시에서 필요로 하는 광역화장장 부지 조성을 위해 약 1만평의 토지를 ‘아무런 조건 없이’ 정읍시에 기부체납하겠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뉴시스 보도에 의하면, 이강수 고창군수는 “고창군이 이 사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화장시설 부족에 따른 현재 군민들의 불편해소 뿐”이라며, “사업 참여자로서 고창도 예산을 투자하지만, 화장장시설의 등기상 공동등기도 필요 없고, 오직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을 위한 정읍시의 화장장 직영만을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군수는 “하지만 정읍에서 뭔가가 잘못 돼가고 있다”며 “정읍에서 사업추진이 곤란하다면, 차라리 정읍과 부안의 동의를 얻어 고창으로 부지를 옮긴 후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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