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의정사에 있어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제207회 정례회에 2013년도 고창군 세입·세출 예산안이 부결되었다. 군의회 예결위에서 의결한 농업관련예산과 경로당지원예산이 삭감된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일부 농민단체와 노인회 소속 회원들이, 농업관련예산과 노인복지예산을 삭감한 것은 지역주민을 배반한 행위라며, ‘군의회는 석고대죄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강력히 항의하는 등의 소란이 있었다.
어떤 사람은 의원 개인의 이름을 호명하며 욕설을 하기도 하고, 방청석에서 회의장을 넘나들기도 했으며, 어떤 사람은 삭감안에 찬성하면 의원들의 손가락을 잘라버린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의회의 위상은 찾아볼 수 없고, 우롱과 농락의 난장판이 되어버린 본회의장은, 정상적인 의사진행을 할 수 없어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면서, 결국 1명의 의원이 기권하여, 찬성 5명·반대 4명으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부결되고 말았다. 결국은 준예산제를 도입할 최악의 비극적 상황을 초래할 지도 모를 일이다.
지방의회의 다양한 기능 중에서 예산승인권은 가장 중요한 기능 중에 하나일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예산이,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우선시 되어야 함은 물론, 특혜성 쌈짓돈으로 집행되지 않도록 냉철한 심의가 선결되어야 한다.
그동안 고창군 유사에 없었던 140억원이 넘는 돈을 삭감했다는 것은, 그만큰 시급성과 실효성이 없으며, 비효율적인 예산이 편성됐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고창군의회는 무조건적인 삭감을 한 것이 아니라, 선심성으로 집행될 수 있는 예산의 경우 정확한 사용처의 부기를 달아오고, 이제는 농림축산업의 생산기반 안정에 투자를 해야한다는 취지로 농림축산업에 삭감예산을 수정·증액하라는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행정에서 받아들이지 않아 삭감안 그대로 예결위를 통과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금번 2013년도 예산안 부결사태는 누가 이기고 지는 파워게임은 절대 아닐 것이다. 행정과 의회가 생각은 다를 수 있어도, 결국은 군민의 복지향상에 모든 목적성이 부합돼야 한다. 행정은 군민을 대표하는 의회를 좀더 존중하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고, 의회는 행정 또한 고창군의 일원임을 인식하고 좀더 신뢰를 갖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의회의 6대 4의 의원들 또한, 민주당과 무소속의 이념 갈등이든, 후반기 의장 선출과정의 표심의 갈등이든 간에, 이제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군민들의 명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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