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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남자
토장 기자 / 입력 : 2013년 01월 17일(목)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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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에 실린 기사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요즘 남자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한 글로 대부분 공감되어 마음은 처량해진다.
중년이 되면 아내의 눈치를 보는 일이 잦아진다. 만일 전업주부인 아내가 직장을 가진다면 더욱 몸을 사려야 한다. 부부싸움 때마다 단골 메뉴였던 이혼소리가 사라지는 현상도, 속으로 다른 마음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예전과 달리 아내와 아이들의 곁을 맴돌며 관심을 끌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모두가 이혼이 두려워서다.
술집에서 회자(膾炙)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나이 들면서 필요한 것이 뭐냐고 물으면 남자는 첫째 마누라, 둘째 아내, 셋째 애들 엄마, 넷째 집사람, 다섯째 와이프라고 대답하는데 여자의 관심선호도는 애들, 돈, 건강, 친구, 찜질방으로 끝자리에도 남편은 끼지 않는다. 또 유명한 ‘삼식이 시리즈’가 있다. 밖에서 세끼 다 해결하면 영식님, 집에서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 삼식이 새끼, 간식까지 챙기면 종간나 새끼란다. 이러한 유머를 웃어넘길 수 없음이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확인 됐다. 부인에게 만족하는 남편은 72%인데 반해 남편에게 만족하는 부인은 59%라는 것.
문제는 이혼 후의 일인바, 남자와는 달리 여자는 아쉬 울 것이 하나도 없다. 자식들과의 유대에 있어서 재산분할에 따른 경제력에 있어서 사회생활의 기회, 즉 취업 등에 있어서 남자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음이 그 이유다. 재산은 떼어주고 자식은 만날 수도 없고 그 나이에 새로운 일자리는 구할 수 없고…. 미국 여성 언론인이 쓴 책의 제목처럼 드디어 ‘남자의 종말’이 도래 했는가 보다.
세상이 이렇게 변한 까닭은 번식본능에서 찾아야 한다. 남자는 몇 십분 투자해서 씨만 뿌리면 되지만, 여자는 9개월여를 거쳐 애를 낳아야하고 낳은 후에도 양육의 책임을 짐으로 하여 자식들과의 유대가 훨씬 깊다. 게다가 남자의 ‘밝힘증’은 선사시대부터 내려오는 유전적 현상이라는 것이 진화심리학자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사회의 분위기도 한 몫 한다. 가정적인 사람일수록 직장에서는 무능으로 통하고 사회에서도 덜떨어진 사람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이런 제 여건들은 필연적으로 남자를 일벌레로 만들어 가정에서 멀어지게 한다. 더구나 페미니즘(feminism)운동으로 여성의 의식이 가파르게 높아진지를 모르는 둔감한 남자들은 아직도 치기어린 망상 속에 빠져 있다. 섹스리스(sexless)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어떤 성의학자가 말하기를 부부의 성(性)은 가장 강열하면서 기본적인 것이면서도, 많은 관심만큼 들어내기는 꺼려지는 이중성이 있다한다. 요컨대 성생활을 공론화하지 못하는 문화적 환경 때문에 유야무야 넘기다가 더 큰 사단이 벌어진다는 얘기다. 기혼남녀의 월1회 이하 성교하는 비율이 38%라니 중년이후로 가면 그 비율은 훨씬 높아질 것이며, 결국 밥 먹는 것까지 미워지는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노력해도 가까워지지 않는 가족과의 거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초조함, 아무리 알랑거려도 사라지지 않는 이혼에 대한 두려움. 설자리를 잃어버린 중 장년 남자들은 급기야 측은하고 불쌍한 신세가 되었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온 세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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