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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면 바지락 대량 폐사…78억원 피해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3년 03월 10일(일) 14:16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국내 최대 바지락 생산지인 심원면 하전어촌계 지역에서, 당초 바지락 종패 입식량의 45%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폐사해 어민들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월 4일(월) 바지락 양식 어민들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입식한 1만톤의 바지락 종패가 현재 4500톤 가량이 집단 폐사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환경영향조사 등을 통해 명확한 원인을 밝혀 줄 것을 관계기관(고창군·전북도·환경청 등)에 촉구했다.

어민들은 “그동안 하전에서 수십년 동안 바지락을 채취하고 양식하기도 했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대량 폐사가 발생한 적이 없다”며 “이로 인해 약 80억원의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안경호 갯벌연구소장은 “추정이지만 지난 1월 중순까지 발생한 한파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지난 2월 4일 밝혔다.

하지만 어민들은 “과거에도 이 지역에 한파는 있었고, 한국보다 더 추운 지역에서도 바지락은 생산되며, 인근 부안이나 군산지역에도 한파가 있었지만 그 지역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보다 근본적인 폐사원인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한 어민은 “그동안 11월을 전후해 약간의 폐사가 발생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봄에도 발생하기 시작하는 등, 그동안의 경험칙으로 무언가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한다.

또한 “심원면의 천혜의 갯벌이 근래에 이르러 생산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기존에 생산되던 각종 어폐류를 비롯한 많은 어종이 멸종되거나 감소함에 따라, 어업을 포기하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어민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곰소만의 환경이 타 지역에 비해 급속도로 변화하는 원인에 다른 특수한 원인이 있다고 판단한 어민들이 ‘곰소만 어민회’라는 명칭의 단체를 결성하기도 했다. 이에 작년 6월 11일 이강수 군수를 찾아가 환경영향조사를 건의하기도 했다.

바지락 어민들과 고창군수협은 “심원지역 갯벌이 계속적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변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 최근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바지락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는 심원 갯벌의 뻘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며 “이번 바지락 대량 폐사와 관련, 심원지역의 갯벌에 대해 전반적인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한 뒤, 그에 따라 향후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심원면 바지락 대량 폐사 긴급회의

고창군수협에 따르면, 고창지역 패류 양식장 1349헥타르 중 바지락 면적은 853헥타르로, 그 중 심원지역은 714헥타르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바지락 종패는 작년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이뤄졌으며, 당시에 입식상태는 양호했다고 한다. 입식을 하지 못한 일부 어장에는 12월과 1월에도 중국산 종패를 입식했다고 한다.

종패 입식량은 국산 7500톤 157억원(종패단가 킬로그램당 2100원), 수입산 2500톤 35억원(종패단가 킬로그램당 1400원)으로, 총 1만톤(국산 75%, 수입산 25%) 192억원치가 입식됐다. 심원면 하전어촌계는 바지락 종폐가 생산되지 않는 지역으로, 국산은 새만금산과 충청도산을 쓰고, 수입산은 중국산을 사용하고 있다.

2월 28일(목) 기준으로 국산은 2250톤(입식량의 30%), 수입산은 2250톤(입식량의 90%), 총 4500톤(입식량의 45%) 가량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종패 구입가를 기준으로 약 78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어민들에 의하면 지난 1월 28일부터 대량 폐사를 발견했으며, 다음날 전라북도수산기술연구소에서 어장 예찰을 실시한 뒤,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에 원인 규명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갯벌연구소는 지난 2월 1일부터 22일까지 심원면 하전어촌계에서 ‘바지락 폐사 현황 및 원인’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대량 폐사 지역에서 바지락을 제외한 다른 품종은 폐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노출돼 있더라도 살아있는 개체가 대부분이었다. 폐사율은 대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은 중조위의 어장에서 폐사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고창지역을 제외한 서해안의 다른 바지락 양식장은 인천 옹진군 이작도 외에는 폐사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월 4일(월) 고창군수협과 갯벌연구소, 전북수산기술연구소, 어민 대표, 고창군청, 고창군의원 등 관계자 10여명은 고창군수협 회의실에서 ‘바지락 대량 폐사 긴급회의’를 열고, 갯벌연구소의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안경호 갯벌연구소장은 “다각적인 원인분석을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실하게 규명은 하지 못했다”며 “추정이지만, 1월 중순까지 냉해를 입은 바지락이, 1월 27일의 풍랑주의보와 2월 1일의 강풍주의보로 갯벌 표층의 변동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뒤, 갯벌 속으로 재잠입하지 못하고 노출되어 폐사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바지락 종패는 겨울철에는 갯벌 깊숙이 들어가야만 차가운 영향의 덜 받고 생존할 수 있다”며 “따라서 종패의 입식은 11월까지 완료하여 바지락이 깊게 서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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