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누출을 차단하는 핵발전소의 격납시설 내부철판이 심하게 부식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노후한 원전에서 이런 현상이 대규모로 발생해서 핵발전소 안전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철판 부식이 확인된 핵발전소는 한빛 1·2호기, 고리 3호기, 한울 1호기 등 4곳이다. 핵발전소 4곳의 격납시설 안쪽 철판이 부식돼 얇아지거나 구멍이 뚫린 사실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조사로 3월20일 공식 확인됐다. 핵발전소를 감독하는 원안위는 방사선 누출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지만,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현상이어서 국내 핵발전소 전체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강 재질의 격납시설 내부철판은 원자로 외부를 감싸고 있는 철근 콘크리트와 함께 방사선 누출을 막는 역할을 한다. 부식 부위는 한빛 2호기 135곳, 고리 3호기 127곳 등으로 심하게 녹슬어 구멍이 뚫리거나 채 2밀리미터도 남지 않을 만큼 삭은 경우도 있었다. 이 철판은 최소 5.4밀리미터가 넘어야 한다. patek philippe replicas
부식이 발견된 원자로 격납시설은 모두 지어진 지 30년가량 된 노후 핵발전소이다. 내부철판 부식은 세계적으로 처음 보고된 현상이다.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부식현상에 대해, 원안위는 격납건물 벽체를 건설할 때 유입된 수분과 염분이 오랫동안 스며든 탓으로 추정할 뿐 아직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한수원 측은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철판 두께가 얇아졌다 해도, 철판 외부에 1.2미터 두께의 콘크리트 방벽이 있기 때문에 외부로 방사선이 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녹슨 철판을 잘라내고 새 강판을 용접하는 땜질 처방 대신 노후 핵발전소의 폐로를 서둘러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성대 김해창 교수(환경공학과)는 “원안위의 조사 역시 셀프검증에 불과해 100퍼센트 신뢰할 수 없다. 검증과정에 최신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사례도 예전에 있었다”면서 “원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전문가가 정밀조사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자력 당국이 아직 정확한 부식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재발 방지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안위는 지난해 5월4일부터 정기검사를 실시한 영광의 한빛원전 2호기에 대해 지난 3월21일 재가동을 승인했다. 주민들은 격납철판의 부식현상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도 없이, 단지 현재 방사선이 새지 않으니까 재가동한다는 것은 너무도 안일한 대처라며 불안해 하고 있다.
한빛원전 2호기에 확인된 부식 부위는 135곳이나 됐다. 지난해 10월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한빛원전 1호기 격납건물 내부철판에서도 같은 부식현상이 발견됐다. 같은 노형을 가진 고리원전 3호기에서도 부식이 발견되면서 지난 1월 정비를 시작했다.
이처럼 동일한 노형의 노후 핵발전소에서 부식현상이 일어나자, 단순히 수분과 염분이 침투했다기 보다는, 동일한 노형의 당시 제작방식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응섭 소장(한빛원전민간환경안전감시센터)은 재가동 승인 전 “원인을 밝혀내겠다며 1년 가까이 점검을 해놓고도 납득할만한 설명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며 “원전 안전성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투명하고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진 뒤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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