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원자력 안전기준 강화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영광·고창 전문가토론회가 열리지 못하고 파행으로 끝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주최로 영광한전문화회관(영광읍) 대강당에서 10월19일 오후 2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상임위원·사무처장), 현 원안위 비상임위원 3명-김호철 변호사(법무법인 한결), 한은미 전남대 부총장,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원전특위위원장이 전부 참석했으며, 영광과 고창의 한빛원전원자력안전협의회(원안위의 지역협의기구) 위원, 지역주민 등이 참석했다. 당초, 전문가토론회는 오맹호 안전정책과장(원안위)이 사전에 마련한 ‘원자력 안전기준 강화 종합대책안’을 설명한 뒤, 엄재식 직무대행을 좌장으로 전문가토론을 펼칠 예정이었다. 토론에는 ▲제무성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신진수 지진연구센터 책임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이진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부원장 ▲손명선 안전정책국장(원안위)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지역 ‘공술인’에는 김용국 집행위원장(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과 표주원 위원장(한빛원전고창원자력안전협의회)이 예정됐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 회원과 표주원 위원장이 ‘부실공사 영광핵발전소 폐쇄! 규제 실패! 원안위 해체!’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무대 앞을 점거하면서 시작조차 못했다.
원안위 또한 홈페이지에는 ‘전문가토론회’라 표기하고, 당일 영광한전문화회관 현수막에는 ‘공청회’라고 표기하는 등 갈팡질팡했다. 10월19일 행사인데도 10월16일에야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이미 원안위는 지난 4월24일 경주에서, 9월18일 서울에서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9월20일 영광·고창 설명회를 개최하려다, ▲경주·서울과의 형평성 ▲제대로된 의견수렴 위해 공청회 필요 ▲홍보 미흡 ▲고창지역에서도 의견수렴 필요 ▲대전 참여 등을 이유로 파행된 바 있다.
이번에도 전문가토론회·공청회라는 이름만 붙었지, 충분한 사전공지 등 실질적인 절차를 갖추지 않았다고 항의하며 1시간 넘게 행사는 지연되다 결국 취소됐다. 영광과 고창의 관련단체들은 “이런 식의 미흡한 절차 때문에, 당장 종합대책안을 검토할 시간도 없었으며, 농번기에 주민들을 참여시킬 여유도 없었으며, 그렇다면 원안위는 주민들을 참여시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결국 영광·고창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행사가 지연되는 동안 영광과 고창의 원자력안전협의회 위원들을 주축으로, 원안위 위원들과 이런 문제의식들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제대로된 공청회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주경채 한빛원전영광원자력안전협의회 위원장은 “공청회 절차가 미흡했기에 문제제기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충분한 절차를 거쳐 홍보와 안내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원안위 개혁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정식 공청회를 다시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안위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용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오는 11월6일 울산에서 공청회가 열린다(원안위 홈페이지 10월24일 공지).
주간해피데이 10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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