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청이 용역에 대한 결과를 공개할 의무가 있음에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관련조례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타 지자체와는 달리, 군청 홈페이지가 아닌 ‘정책연구관리시스템’(www.prism.go.kr)에만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지역실정을 반영할 지역전문가·공무원 참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고창군청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단 8건만 공개했다. 그것도 최근 공개내역은 전무하다. (각종 사업추진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근거를 만들기 위해 실시되는) 그 많은 용역들은 잘 관리되고 있는 것일까? 고창읍의 한 주민은 “용역결과 자료실만 잘 운영돼도 어떤 용역들이 이뤄졌는지 알 수 있고, 이를 확인해 중복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면서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 어떤 용역이 이뤄졌는지 알 수 없어, 그 용역결과들을 활용하지 못하거나 무분별한 용역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창군청이 발주하는 용역과 관련해, 고창군은 ‘용역과제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이하 용역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조례를 제정한 목적의 하나를 살펴보면, “‘행정 효율과 협업 촉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용역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연구결과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세부적으로는 “용역이 완료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최종결과물을 정책연구관리시스템(www.prism.go.kr)에 공개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처럼 정책연구관리시스템 공개의무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정책연구관리시스템에서 확인해 본 결과, 고창군청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그 많은 용역결과 중 단 9건만 올려져 있었다. 9건 중에서도 ‘고창군 미래발전전략 수립 용역’(2013년)은 ‘비공개’로 돼 있다. 고창군 ‘용역조례’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아니한다”는데, 고창군의 미래발전전략이 왜 ‘비공개 대상 정보’가 되는 것일까?
‘정책관리시스템’에만 공개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다른 지자체들은 군청 홈페이지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청 홈페이지에 공개할 경우, 군민들이 접근하기에도 편리하며, 군민들 또한 해당사업의 근거들을 확인하고, (전문기관들이 수행한) 용역결과물들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 용역 중에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현실성과 지역성이 떨어져, 용역 자체의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용역수탁자들이 지역의견을 수렴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형식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아예 용역수탁자와 함께 용역과업 시 ‘지역전문가와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남 해남군의 ‘용역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살펴보면, ‘지역전문가·공무원 참여제’를 도입하고 있다. ‘지역전문가 참여제’ 해당 조문은 다음과 같다.
① 지역전문가는 지역발전과 지역적인 문제를 반영하기 위해, 필요 시 용역 수탁자와 연계하여 용역 과업에 참여할 수 있다. 단, 지역전문가의 참여로 공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용역은 제외한다. ② 용역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전문가는 지역에 대하여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중 희망자를 군수가 선정한다. 이 경우 군수는 경력증명 및 연구실적 등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공공 연구기관의 연구 위원급 이상인 사람 △해당 분야의 대학 조교수급 이상인 사람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해당 분야의 고급 기술자 이상인 사람 △분야별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군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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