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출신 인촌 김성수를 기리는 강연회가 열리자, 이를 반대하는 군민들도 항의시위를 열었다. 곳곳에 현수막이 걸리고, 지난 7월17일(수) 오후 2시부터 고창문화의전당에서 ‘인촌사랑방 발족 및 100세 철학자 김형석(99) 교수와 백완기(83) 교수 초청 특별 강연회’(이하 강연회)가 열렸다(위 사진).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제헌절에 생각하는 자유, 인간애 그리고 인촌선생’을, 백완기 고려대 명예교수는 ‘3·1운동과 건국에서 인촌선생의 역할’이란 제목으로 강의했다.
이 발족식 및 강연회를 주최한 이들은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이신 ‘온 겨레 마음의 별 인촌성생’께서 참담하게도 ‘친인파’로 부관참시 되고 있다”면서 “이에 제헌절을 맞이해 제헌헌법의 숨은 공로자 인촌선생의 겨레 위한 삼을 기리고, 인촌선생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강연회는 특이하게도 현수막·유인물 어디에도 주최자가 명시돼 있지 않았다. 이 행사를 추진한 이로는, 중앙정보부에서 근무하다 현재 진안에서 양계업을 하고 있는 고수출신 최모씨와 아산출신으로 고창읍에 살고 있는 김모씨로 알려졌다. 최모씨에게 주최자를 묻자, “꼭 제가 주최자라기 보다는 고창군민들 모두가 주최자”라고 답변했다.
약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고창 외 지역에서도 다수가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 남시욱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조강환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축사를 했으며, 행사장 입구에서는 “대한민국 건국 주역 인촌 선생의 위대한 삶을 기리고, 인촌정신을 계승·발전시키겠다”며 ‘인촌사랑방’ 입회신청서를 받았다.
‘인촌사랑방’은 광복절인 다음달 15일 조강환 동우회장(동아일보)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의 고창읍 월산리 본가에서 현판식을 열고, 매달 “인촌의 나라 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강연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동아일보는 “‘100세 철학자’로 널리 알려진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고창군에서 제헌절에 열린 ‘인촌 사랑방’ 발족식에 특별 연사로 참석했다”며 “고창군이 고향인 인촌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고창 주민들이 만든 이 모임엔 이날 450여 명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한편, 강연회가 시작되기 30여분 전부터, 이 강연회를 반대하는 단체들과 군민들이 모여 고창문화의전당 앞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아래 왼쪽 사진).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진윤식 이사장을 포함해 고창군농민회, 고창군여성농민회, 고창시민행동, 일제강점기피해자전국유족연합회, 고창인문학강의, 전교조 고창지회 등이 반대집회에 참석했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이 반대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을 “나쁜 놈들”이라고 욕하자, 몸싸움 등 소요가 발생하기도 했다(아래 오른쪽 사진).
반대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강연회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유인물에는 “이 강연회는 대법원에서 판결까지 끝난, ‘친일 반민족행위자’ 김성수의 복권을 위해 ‘인촌 사랑방’이라는 단체를 만드는 자리”라면서 “노교수를 호객꾼 삼아, 고창군민을 들러리로 하여, ‘친일 반민족행위자’의 복권에 여러분들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여러분은 순수한 뜻으로 강의에 참석하지만, 결국 여러분의 뜻과는 달리, 저들은 성황리에 고창에서 ‘친일 반민족행위자’인 김성수의 복권운동이 시작되었다고 선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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