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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를 반값에 구하는 방법
황토배기유통 이용…고창군청, “법적으로 전혀 문제 없다” / 군청 담당자…농가도 해피, 황토배기도 해피, 모두가 해피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0년 03월 20일(금) 09:55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 고창황토배기유통의 2019년 10월15일 회의록. 이 회의록 내용과 관련해, 고창군청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 주간해피데이

↑↑ 2019년도 밭작물 경쟁력 제고사업 현황: 당초 전북도에 보고된 내용에는 황토배기유통 보조사업은 없었으나, 보조사업이 진행되면서 선운산농협이 줄어들고, 황토배기유통이 끼워 넣어졌다.
ⓒ 주간해피데이

애물단지이던 고창황토배기유통(이하 황토배기)에 쓸모가 생겼다. 황토배기는 통합마케팅조직이기 때문에 많은 보조사업을 받을 자격이 되지만, 일반 농가(작목반)는 자격이 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 (자격이 되지 않더라도) 보조사업을 통해 농기계 등을 반값에 구하는 방법이 있다. “자격이 되는 자”, 특히 황토배기를 이용하면 된다. 고창군청에 따르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저촉되지 않으며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한다. 농가도 해피, 황토배기도 해피, 군청도 해피, 모두가 해피한 보조금. 농가들에겐 그야말로 복된 소식, 좋은 소식이다.

예를 들어, 고추건조기 8대가 필요한 농가가 있다. 알아보니 1대당 462만원. 8대를 사려면 3696만원. 그런데 3696만원 모두 내는 건 바보 같은 행위다. 보조금(50%)을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자격이 안 된다고, 군청에 따르면 문제가 안 된다. 자격이 되는 자를 물색하면 되기 때문이다. 합법이라고 하니, 군청에서 잘 알아봐 줄 수도 있다.

이 경우, 황토배기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황토배기는 밭작물 경쟁력 제고사업을 통해 고추건조기 8(보조금·자부담 반반씩)를 받을 자격이 된다. 처음부터 군청과 협의하며 진행해도 된다.

우선 농가는 황토배기에 자부담’ 1848만원을 입금한다. 황토배기는 자부담’ 1848만원을 고추건조기 회사로 입금한다. 군청은 보조금’ 1848만원을 황토배기에 입금한다. 황토배기는 보조금’ 1848만원을 고추건조기 회사로 입금한다. 황토배기는 고추건조기 8대를 수령한다. 고추건조기를 꼭 황토배기시설에 놓을 필요는 없다. 농가는 5년동안 고추건조기를 사용한다. 기계·장비 보조사업은 5년이 지나면 처분할 수도 있다. 감가상각의 형태로 5년간 50%(1848만원) 비용처리 하면, 5년 뒤에는 1848만원짜리 고추건조기(8)가 남는다. 농가가 황토배기에 자부담으로 입금한 1848만원과 같은 금액이다.

농가는 반값에 고추건조기를 사용하니 좋고, 황토배기는 건조한 고추를 남품받을 수 있으니 좋고, 군청은 민원을 해결하니 좋다. 군청 담당자는 자부담 확인했고, 기계 들어왔고, 기계 잘 쓰고 있으니 아무 문제 없고,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런 방식은 모든 기계·장비형 보조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다. ‘자격 없는 자’(비자격자)자격 있는 자’(유자격자)와 합의해(짜고), 비자격자는 유자격자의 통장에 자부담금을 입금하고, 유자격자는 보조금을 수령해 기계를 구입한 뒤, 비자격자가 기계를 사용하고, 처분할 수 있는 5년 후까지 감가상각으로 기계값을 떨어뜨린다.


군청에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이런 기사를 쓰고 있지만, 본지는 문제가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 정부 담당부서, 전북도 감사관, 국민권익위 등에 이 사례와 관련한 여러 지점에 대해 검토를 요청할 예정이다.

고창황토배기유통의 20191015일 회의록. 이 회의록 내용과 관련해, 고창군청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관련법률>

지방재정법: 32조의4(지방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금지 등) 지방보조사업자는 법령, 지방보조금 교부 결정의 내용 또는 법령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처분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성실히 지방보조사업을 수행하여야 하며, 해당 지방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

지방재정법: 32조의8(법령 위반 등에 따른 교부결정의 취소 등)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보조사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지방보조금 교부결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할 수 있다. 1. 지방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경우 2. 법령, 지방보조금 교부결정의 내용 또는 법령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처분을 위반한 경우 3.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보조금을 교부받은 경우 4. 그 밖에 지방보조사업의 수행이 곤란한 경우로서 조례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지방재정법: 32조의9(재산 처분의 제한) 지방보조사업자는 해당 지방보조사업을 완료한 후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승인 없이 중요재산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교부 목적 외 용도로의 사용 2. 양도, 교환 또는 대여 3. 담보의 제공

지방재정법: 97(벌칙)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보조금을 교부받은 자와 그 사실을 알면서 지방보조금을 교부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2조의41항을 위반하여 지방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32조의42항을 위반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지방보조사업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지방보조사업에 드는 경비의 배분을 변경한 자 2. 32조의43항을 위반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지방보조사업을 다른 사업자에게 인계하거나 중단 또는 폐지한 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32조의54항에 따른 정지명령을 위반한 자 2. 32조의55항을 위반하여 관련된 자료를 보관하지 아니한 자 3. 32조의61항에 따른 지방보조사업 실적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제출한 자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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