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새로운 공익직불금제가 도입되면서, 코로나19 속에서도 농촌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과 대비가 한창이다.
새 공익직불제는 농지면적 1000제곱미터~5000제곱미터의 이하의 소규모 농가에게는 연 120만원의 소농직불금을, 그 외 농업인에게는 면적 구간별로 차등화된 면적직불금을 지급한다. 면적직불금 단가는 현재 미정이며 오는 5월 농식품부 장관 고시를 통해 확정된다. 소농직불금은 3년 이상 영농에 종사해야 한다.
“올해” 직불금 수령이 가능한 기존 경영체들은 오는 4월17일까지 반드시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농업경영체 정보를 등록·변경해야 한다. 변경사항이 없어도 ‘변경 없음’을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알려줘야 한다. 정보 등록·변경을 하지 않은 농업인에게는 직불금 지원이 제한되거나 감액될 수 있다. 정보를 등록·변경하려면 주소지 관할 농산물품질관리원 또는 콜센터(☎1644-8778)에 전화하거나 인터넷(www.agrix.go.kr), 팩스, 문자, 모바일 메신저로 신청하면 된다.
공익직불금 신청 기간은 최초 4월 말~5월 예정이었으나, 현재 코로나 19확산으로 인해 변경될 예정이며, 확정 되는대로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농업경영체 신규 등록은 파종한 이후에야 가능하다. 예를 들면 벼농사의 경우 6월에 모내기를 한 다음, 농업경영체 등록이 가능하다. 파종 전에 경영체 등록을 해줘야 한다는 민원이 많지만, 4월에 경영체 등록을 하든 6월에 경영체 등록을 하든, 모두 올해 1년 농사를 지은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4월에 등록하나 6월에 등록하나, 3년 동안 농사를 지어야 직불금을 받는 것은 동일하다.
한편, 직불제는 직접지불제의 준말로, 정부가 생산자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9가지의 직불제를 운용하고 있는데, ▲쌀 고정직불제 ▲쌀 변동직불제 ▲밭농업직불제 ▲조건불리지역직불제는 농지기반이며, ▲경영이양직불제 ▲친환경직불제 ▲경관보전직불제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직불제 ▲FTA 폐업지원제는 특수목적을 갖고 있다. 1997년 경영이양직불제가 제일 먼저 도입됐으며, 가장 최근에 도입된 것은 2012년의 밭농업직불제다. FTA 피해보전직불제와 FTA 폐업지원제는 2025년 종료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20일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일명 ‘공익직불법’의 시행령·시행규칙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4월1일까지 의견수렴을 한 뒤 4월말 개정절차를 끝낼 방침이다. 공익직불법 전부개정령안의 주요내용은 기본직불제인 소농직불·면적직불금의 규정과 지급단가 등이 담겼고, 그에 따른 준수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먼저 소농직불금은 농업인이 아닌 ‘농가’를 대상으로 지급한다. 농가 주민등록표 상 세대주와 세대원들의 요건까지 확인해 대상자를 선정하는데, 각각 0.5헥타르(5천제곱미터) 이하 농지를 소유해야 하고, 모든 구성원의 농지 전체 규모가 1.55헥타르(1만5500제곱미터) 미만이어야 한다. 또 직불금 등록 신청년도 직전 3년 이상 계속 영농에 종사, 3년 이상 계속 농촌에 거주, 농외소득·축산업·시설재배업 소득 등 세부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런 모든 조건을 갖춘 0.5헥타르(5천제곱미터) 이하 소농가에는 면적에 상관없이 120만원을 지급한다. 농업경영체 등록은 필수요건이므로 1천제곱미터 이상이어야 한다.
면적직불금은 농업진흥지역 내 논·밭, 농업진흥지역 밖 논, 농업진흥지역 밖 밭으로 직불금 산정을 달리한다. 하지만 2헥타르 이하, 2헥타르 초과~6헥타르 이하, 6헥타르 초과~30헥타르 이하 3단위로 구분하는 것은 동일하다. 면적직불금 지급단가는 구간별로 최소 100만원 이상으로 하되, 기준면적이 커질수록 지급단가가 적어지도록 설계하며, 예산범위에서 지급단가를 정해 고시한다. 지급상한 면적은 농업인 30헥타르, 농업법인은 50헥타르이지만, 2019년에 지급상한면적을 초과해 지급받은 경우 초과면적까지 인정한다.
공익직불금을 받는 농가들의 의무준수 사항도 상당하다. 농민들의 지탄을 받았던 ‘재배면적 조정 의무’를 보면, 재배면적 관리가 필요한 경우 농식품부 장관은 생산자단체 등과 협의해 조정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조정계획은 국내 수급상황, 수출입상황 등을 고려하며 필요시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공익활동도 적극 실천해야 한다. 환경분야에선 △화학비료 사용기준 준수 △비료 적정 보관·관리 △가축분뇨 퇴비·액비화 및 살포기준 준수 △공공수역 농약·가축분뇨 배출 금지 등이 있고, 생태분야는 △농지 형상 및 기능 유지 △생태교란 생물의 반입·사육·재배 금지 △방제대상 병해충 발생 신고 등을 지켜야 한다. 이외에도 공동체 분야에선 △마을공동체 공동활동 실시 △영농폐기물 적정 처리, 먹거리 안전 분야에선 △농약 안정사용 및 잔류허용 기준 준수 △기타 유해물질 잔류허용기준 준수 △농산물 출하제한 명령 준수 등이 있으며 제도기반 분야는 △영농기록 작성 및 보관 △농업·농촌 공익증진 교육 이수 △경영체 등록·변경 신고 등이 의무준수 사항이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으면 기본직불금 총액의 10%를 감액한다. 동일 의무를 다음해에도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직전 감액비율의 2배를 적용해 부과한다.
선택형직불금은 현행 친환경농업직불제·친환경안전축산물직불제·경관보전직불제가 포함된다. 또 논이모작직불금은 ‘논활용직불금’으로 명칭을 바꾸고, 식량자급률 증진 뿐 아니라 품목별 수급안정까지 고려해 운영한다.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현장에서 제기한 문제를 수정하거나 협의하지 않고 정부안만 제출했다”면서 “소농직불금 기준, 비진흥지역 밭 직불금 단가문제, 직불금 지급 대상농지 기준도 개선돼야 한다. 특히 농민들의 경작권 침해요소가 있는 재배면적 의무 결정을 법적 권한도 없는 농산물수급조절위가 자문한다는 것은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병혁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정책위원장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확대하려면 친환경농업육성에 대한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시행령·시행규칙 전부개정안에 선택형직불제 확대 계획이 빠져있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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