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거리 소독이 벌어지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제독차와 드론까지 동원해 소독제를 분사하고 있다. 공공장소와 다중시설 안팎으로, 공무원들과 봉사단체들이 소독제를 뿌리며 방역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이 코로나19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일단 분사방식 방역에 쓰이는 소독제 자체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다. 주로 5.25%의 치아염소산나트륨을 ‘1대49’ 비율로 물에 희석한 소독제가 분사방식 방역에 쓰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소독제는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분해해 감염력을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 바이러스가 길거리 곳곳에 묻어 있다면 소독제로 사멸시킬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방역 방법이다. 제독차와 분무기 등을 통해 소독제를 무차별 살포하는 방식은 비말(침방울)과 접촉을 통해 주로 전파되는 코로나19의 특성을 감안할 때 효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바닥에 쌓인 바이러스를 공기 중에 퍼뜨려 호흡기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소독제를 분사하는 방법은 살포 범위가 불확실해 소독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더 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질병관리본부가 각 지자체에 전달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에는 “제독차와 분무기 등으로 소독제를 분사하는 소동방법은, 적용 범위가 불확실하고 에어로졸 생성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바닥 및 표면 소독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권장하는 방식은 “소독제가 묻은 걸레나 천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닦는 것”이다. 이어 “15~30분 동안 그대로 두었다가 물로 닦아내면 더 좋다”고 한다. 이렇게 해야 간접접촉을 통한 코로나19 차단에 도움이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파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비말전파로,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는 침방울 속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의 눈·코·입 점막에 붙어 전파될 수 있다. 둘째는 접촉전파다. 환자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기침 재채기를 한 후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다른 사람과 접촉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간접접촉전파가 가능하다. 코로나19 환자가 일한 사무실 책상, 키보드, 전화기 등에는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그것을 만지고, 다시 자기 눈·코·입을 만지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분사형 소독에 대해 “보기에는 그럴듯할지 몰라도 실효성은 떨어지는 방식’이라고 평가한다. 확진자 동선을 중심으로, 실내 바닥 및 물품 표면을 꼼꼼히 문질러 닦는 게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이 코로나19 확산기에 소중한 인력과 약품을 좀더 적재적소에 사용하길 바란다”고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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