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선미 | 고창군 부군수
하이트진로음료 ‘블랙보리’는 고창군과 협약을 통해 고창군에서 생산되는 검정보리를 원료로 제조·판매되는 건강보리음료의 상품명이다.
보리를 원료로 한 음료는 여러 종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맥콜’이었다. 이 밖에도 새싹보리, 폴리보리 등이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대표 보리음료는 후발주자인 블랙보리가 인기상종가를 누리고 있어 업계에서는 ‘신선한 돌풍’이라 평했다.
이유는 ‘블랙보리’가 지난 2017년 출시 이후 26개월만에 누적판매량 1억병을 돌파했는데, 이는 병(높이 21센티미터)을 한 줄로 늘어놓으면 210만 킬로미터에 달해 지구(둘레 약 4만 킬로미터)를 52바퀴 돌고도 반 바퀴를 더 돌아야 하는 길이다.
경이로운 기록이다. 또한 음료 소비자들은 기존 카페인과 설탕·첨가물 등에 대한 반감지수가 날로 높아졌다. 이를 대신해 ‘블랙보리’는 구수한 숭늉문화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기호를 정확하게 공략했던 것이 주효했다. 또한 고창군의 친환경 보리재배를 위한 노력도 한몫했다.
그간 고창군은 검정보리의 특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연계한 보리 신품종 종자를 보급했다. 국내 최대 검정보리 재배단지를 조성하였고, 보리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회 등도 개최했다. 또 학원농장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는 ‘청보리축제’와 연계한 보리국수 등 음식을 개발해, 미국 등지에 해외 수출 등 보리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온 것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블랙보리’ 인기는 고창군 보리재배 농가의 소득증대로 이어졌고, ‘친환경 청정농업도시 고창’ 이미지 구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이트진료음료는 ‘블랙보리’ 원료로 2018년 150톤의 검정보리를 활용했다. 지난해에는 배 이상 늘려 400톤을 수매해 고창지역 보리 재배농가들에게 행복을 선사했다.
하이트진로음료 역시 고창군과의 협력관계로 지난해 상복(?)이 터졌었다. ‘소비자가 선정한 농업·기업간 농식품상생협력 우수기업’, ‘농업과 기업간 상생협력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등이 그것인데, 가히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대표사례로 손색이 없다 할 것이다.
‘보리’ 하나 만으로도 고창은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 ‘보리=청보리=청보리축제=고창군’이란 등식이 성립되는 유일한 지역이다. 고창청보리축제에는 매년 청춘·연인·가족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겨찾는 곳인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된 상태이긴 하지만, 고창군은 이와 별도로 심원면·아산면·신림면 등에 경관작물로 유채밭을 830헥타르를 조성해, ‘유채꽃에 푹빠진 고창청보리밭축제’를 준비 중에 있어, 올해 4~5월 전국 최대면적의 볼거리가 제공되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이트진로음료는 삼양식품과 이른바 음식+음료의 콜라보를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공동마케팅으로 ‘깔끔한 맛’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블랙보리 라이트’와 라면인 ‘라이트 불닭볶음면’을 함께 먹는 ‘라이트 한끼’ 체험단을 지난 3월8일까지 에스엔에스(SNS) 채널을 통해 모집한 것이다. 이는 ‘라이트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을 중화하고, 마무리를 시원하게 해 줄 입가심 디저트 음료 ‘블랙보리 라이트’의 푸드 페어링(food pairing, 음식의 조화)을 강조해, 브랜드 간 시너지를 내고자 기획된 것이다.
지역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는 판로개척이 절대적인데 지자체 단독으로 해결하기란 쉽지않은 게 현실이다. 1차 산품의 판로확대와 함께, 기업·연구기관 등과 손을 잡고 2차 가공품 개발 및 판매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힌 고창군의 노력이 농촌지역을 살리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