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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A씨는 올해 아들이 대학교에 들어갔다.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가계에 올해부터 시행되는 ‘고창군 대학진학축하금’은 반가웠고, 기존의 ‘농협 조합원 대학생 장학금’(이하 농협장학금)도 가계에 보탬이 될 것이었다.
그런데 농협에 문의했더니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조합원 가입 후 5년이 지나야 한다고. 조합원 A씨는 4년이 지났다. 5년은 받고 4년은 못 받는다니 너무 억울한 일 아닌가. 80프로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다른 농협 조합원에게 물어봤더니 그야말로 기준이 천차만별이었다. 고창농협은 ‘신입생’이 아니라 ‘재학생’에게 준다고 했다. A씨는 고창농협 조합원이었다면, 아들이 1년 지나면 받을 수 있었다. 조합원이면 누구나 주는 곳도 있었고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었다.
A씨는 “적어도 고창지역에서만이라도 액수는 틀리더라도, 조건은 좀 서로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애들도 줄어가는데, 이왕 주는거 다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들어야지” 하며 화를 삼켰다.
고창의 농림축수산업 협동조합들은 조합원 자녀가 대학교에 들어가면 모두 장학금을 주고 있다. 농협 조합원의 중요한 혜택 중 하나다. 자녀와 관계없는 조합원도,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조합원도, 대학 보내기 힘들다고 모두 좋은 일이라고 칭찬한다.
하지만, 막상 자세히 들여다보니 조합마다 조건들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하지만 이런 작은 차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위화감을 만들어낸다. 농협들도 괜히 좋은 일 해놓고 욕 먹는 일이 생긴다. 이 참에 가능하면 더 많은 조합원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개별농협 차원이 아니라 고창의 전 농림축수협 차원에서, ‘조합원 장학금 제도’를 한 번 정비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장학금 액수…50만원부터 150만원까지
장학금 액수도 각기 달랐지만, 조합마다 사정이 있다. 조합마다 다를 수도 있고, 해마다 다를 수도 있고, 액수만큼은 정기총회의 동의를 받기 때문에, 조합원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고창농협의 경우, 자녀가 중학교에 입학할 경우 교복구입비 30만원도 지급했다. 조합원이 누구나 받을 수 있으며 별다른 조건도 없었다.)
조합원 가입 기한
불만이 가장 많은 부분이다. 특히 ‘5년 경과’는 너무 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대성농협과 흥덕농협은 조합원으로 가입만 하면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대성농협의 제도는 독특했다. 대성농협은 마을별 공평성을 적용해, 행정리(면소재지는 2명 이상)당 1명씩 장학금을 지급했다. 행정리마다 매년 100만원을 지급하는 구조였다. 대학생이 없으면 고등학생 2명에게 각 50만원을 지급한다고 한다. 대성농협 담당자는 “그렇게 해도 아이들이 없어 못 받는 마을이 있다”며 면지역의 상황을 설명했다.
고창농협의 경우는 ‘2년 경과’로 정했다. 그래도 조합원으로서 일정기간이 지나야 수혜를 받는게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자녀가 대학에 진학한 경우 대부분 받을 수 있었다. 고창농협은 ‘신입생’이 아닌 ‘재학생’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자녀가 입학한 해에 조합원에 가입해도 3~4학년 때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전문대학(2년제)의 경우도 2학년 때 받으려면, 입학 전 1년 전에 가입하면 된다.
신입생이냐 재학생이냐
조합원 경과기간이 없는 경우 ‘신입생’에게 주는 것도 공평하다. 대학진학 바로 전에만 가입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입생’의 경우 바로 그 해만 기회가 있지만, ‘재학생’인 경우 4년제 대학이라면 수 년으로 기회가 늘어난다. 특히 조합원 경과기간이 있는 경우, 조합원의 불만이 적으려면 ‘재학생’에게 주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여러 차이점들이 존재했다. 자녀들 중 1명에게만 주는 협동조합도 있었고, 모든 자녀들에게 주는 협동조합도 있었다.
조합원에 가입할 수 실제 출자금도 상이했다. 명목상 1계좌로도 조합원 가입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사회 권한이기 때문에, 보통 평균출자금에 가까운 금액을 출자해야 조합원에 가입할 수 있었다.
그럼 대학생이 아닌 경우는?
농협 장학금은 신입생이든 재학생이든 ‘대학생 자녀를 둔 조합원’에게 지급된다. 그렇다면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자녀를 둔 조합원’은 어떻게 되나? 우리는 대학에 대한 환상이 있는 시대를 거쳐 왔다. 소 팔아서 대학 보낸다는 말처럼…. 부모님 세대들은 대학에 간 자녀를, 부모뿐만 아니라 마을이, 공동체가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생’만 ‘응원’할 것이 아니라, ‘자녀’이면 어떤 경우라도 ‘응원’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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