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항 속에 금붕어 두 마리는 서로를 미워하며 툭하면 싸웠다. 그날도 어김없이 둘은 서로 부딪히고 할퀴며 큰 싸움을 벌였고, 결국 한 마리가 죽고 말았다. 살아남은 한 마리는 드디어 혼자서, 쾌적한 환경을 즐기며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에 행복해했다. 하지만 며칠 뒤 그 금붕어도 죽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죽은 물고기가 악취를 내면서 썩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들려준 두 마리의 금붕어 이야기다. 당시 선생님께서는 우리 삶도 내가 잘살기 위해서는 이웃이 잘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절대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도 하셨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이들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들이 시름이 더 깊은 듯하다. 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최소 50%에서 최대 90%까지 매출이 감소했다. 그런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매출 감소와 상관없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자영업 종사자는 약 600여만명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뿌리를 이루고 있다. 이는 곧 자영업 시장이 붕괴되면 우리나라 경제시스템이 무너지는 구조라 하겠다. 이런 가운데 착한 임대료 운동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임대인 스스로 임대료 일부를 일정 기간 감액하거나 면제함으로써 임차인의 부담을 나눠 갖는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기적, 이 운동에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 등 금융권에서부터 전지현씨와 비·김태희씨 부부, 이효리씨, 서장훈씨 등과 같은 연예인 등 공공기관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전국 지자체에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 정읍시는 이달부터 5월까지 공설시장 임대료를 30% 감면한다. 이로써 연지시장과 신태인시장 162명이 이달부터 사용료 30%를 감면받게 됐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다.
민간에서의 동참 소식도 이어졌다. 밀양 손씨(密陽 孫氏, 회장 손황선) 문중과 문경빌딩 대표인 손경호씨가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했다. 손씨 문중과 손대표의 결정으로 모두 10개 업소 임차인들이 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작은 움직임이 정읍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틔우고 한없이 위축돼있는 지역경제에 희망의 바람이 되리라 기대한다. 정부에서도 임대료를 낮춘 ‘착한 임대인들’에게 낮춘 임대료의 절반만큼을 세액 공제 혜택으로 제공한다고 하니, 많은 임대인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불가분의 관계다. 임차인 없이 임대인은 존재하기 어렵다. 임차인의 업소가 호황을 누리고, 매출이 증가하며, 해당 상권이 활성화되어야 임대인의 건물, 가치상승으로 임대인의 득이 된다는 얘기다. 고로, 착한 임대료 운동 동참은 곧 임차인과 더불어 행복한 삶으로의 길이지 않을까? 서로 할퀴고 싸우다 함께 죽는 금붕어들이 아니라 어려움과 희망을 나누며 상생하는 아름다운 관계의 시작이지 않을까?
코로나19가 초래한 국가재난 상황에서도 정읍에서는 아직까지 단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정읍시 방역 활동은 물론 감염예방 위생수칙 준수, 방역 당국 권고 사항 잘 따르기 등 우리 정읍시민들이 보여준 놀라운 시민 의식의 힘이다.
이러한 우리 정읍의 저력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름을 더해가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착한 임대료 운동이 큰 힘이 되기를 기대하며, 그리고 문 대통령도 강조한 십시일반 상생운동이 정읍에서도 시작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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