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전달하는 주요 주체로서 전문가, 언론, 정치인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의 전달하는 정보는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그 정보의 성격이나 역할은 사뭇 다릅니다.
전문가들, 예를 들면 의사나 경찰·검찰·법원, 과학자들은 사실을 전달합니다. 그들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을 때 그들에게 ‘어용’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으며, 사실 전달을 넘어 의혹까지 제기할 경우 그들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의 탈을 쓴 이상, ‘시간’이 걸리더라도 의혹을 사실로 확인할 뿐입니다. 의혹을 확인하지 않고, 의혹을 제기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그는 이미 전문가의 역할을 포기한 것입니다.
소위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언론의 몫입니다. 그것은 저널리즘의 영역인 동시에 한계입니다. 그래서 기자는 기레기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언론이 확보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도 있지만, 전문가들이 사실을 확인하도록 감시견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론의 정보들은 듬성듬성 구멍이 나 있습니다. 어떤 독자들은 언론에 대해 사실만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허위를 보도해서는 안 되겠지만,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예를 들면 대법원에서 결정이 난 사실들만을 보도해야 하겠지요.
정치인의 말은 언론보다 더 구멍이 나 있습니다. 물론 정치인은 언론보다 팩트에 다가가기 쉽지만, 누구도 정치인들이 사실을 전달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정치인들의 신뢰도가 최하위인가 봅니다. 정치인들은 정치적 이해·입장·견해에 따라 정보를 선택적으로 다룹니다. (국회의원들은 면책특권까지 있습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폭로하는 정보들은 그야말로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정치인의 말은 (대의제를 통한) 파워가 있으며, 공적인 영역에서 주요 결정들의 시초가 됩니다.
본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을 제기할 경우, 팩트가 부실하더라도 신속하게 보도하는 것이 나은가,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팩트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나은가를 선택해야 할 때, 지역의 언론으로서 공동체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가능한 한 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러니 사실만 보도하지 않고 의혹도 보도한다고 너무 나무라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감시견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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