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이 ‘무장(고창)봉기’라는 사실이 역사학계에선 이미 정설이 되었음에도 교과서에 제대로 실리지 못했는데, 올해 개정된 고등학교 한국사 모든 교과서에 역사적 사실로 수록되면서, 126년 만에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 고창이 국민들에게 각인될 수 있게 됐다.
고창군은 ‘국가기념일 무장포고문 낭독’, ‘성지화 사업 국가예산 확보’에 이은 ‘역사교과서 수록’으로 고창군의 동학농민혁명 자긍심 찾기 노력이 빛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4월22일 고창군에 따르면, 2020년 새학기부터 사용되는 고등학교 8종의 한국사 교과서(2019년11월27일 검정) 전체에서 고창 무장봉기(무장기포)를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동학 전문연구자들과 고창군민 등 소수만 알던 역사적 사실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각 교과서는 무장봉기(무장기포)에 대해 “1894년 음력 3월20일(양력 4월25일) 고부 봉기에 실패한 전봉준이 손화중과 힘을 합해 고창 무장에서 일으킨 대규모의 농민 봉기”로 기술했다. 또 1954년 국내 최초로 교과서를 만들기 시작한 미래엔 등 일부 교과서는 ‘무장포고문’과 ‘4대 강령’ 등을 수록하기도 했다.
‘고창 무장기포’는 전라도에서 가장 큰 동학세력을 구축한 무장지역의 접주 손화중과 합류한 고창출신 전봉준 등이 동학농민혁명의 대의명분을 함축해 전라도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 격문을 보내 농민군들의 합류를 촉발했다. 특히 무장기포는 혁명의 이념과 지표인 ‘무장포고문’과 농민군 행동강령인 ‘4대 강령’을 정립·발표함으로써, 소규모 농민 소요가 농민 혁명의 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동학농민혁명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인 대규모 항쟁으로 커지고, 우리나라 역사 민족·민중항쟁의 근간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한편, 농민군이 발표한 ‘무장포고문’에는 부패로 위기에 처한 국가를 구하겠다는 ‘보국안민’이라는 농민군의 주체의식이 나타나고 있어 기존에 일어났던 민란과는 차원이 다른 혁명으로 진화한 것으로 학계에선 평가하고 있다. 이에 고창군에선 매년 전봉준 장군 탄생 기념제, 무장기포기념제와 녹두대상 시상, 학술대회 등을 통해, 세계 4대 시민혁명보다도 빛나는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재평가 작업과 동학 선열들에 대한 선양사업을 계속해 가고 있다.
민선7기 고창군은 동학농민혁명 성지화 사업으로 ▲무장기포 역사교과서 수록 ▲고창 농학농민혁명 성지화 사업 ▲무장기포지·전봉준 장군 생가터 국가사적 등재 추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고창의 동학농민혁명사 재조명 과업의 첫 번째 사명인 ‘한국사 모든 교과서에 126년 만에 수록됨’을 다행으로 여긴다”며 “역사 교과서 수록을 계기로 고창 무장기포지와 전봉준 장군의 생가터 국가문화재 등재 추진, 전봉준 장군 동상건립 등 선양사업, 동학 의향정신을 살린 자랑스런 군민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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