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한 명만을 선출하는 선거는 이등이 무의미한 승자독식의 제로섬 게임이다.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사는 매정한 게임인 것이다.
지난 4·15 총선은 오랜 친구끼리의 대결이었다. 후보 당사자나 지켜보고 참여하는 유권자나 안타깝기도 하고, 투표가 가까워지자 우정이 상실된 것만 같은 씁쓸한 선거였다.
이변은 없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게임은 뒤집기가 불가항력이었다. 1988년 제13대 총선부터 불어 닥친 황색돌풍처럼, 호남의 민심은 도로 민주당으로 회귀해 버렸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적적인 평가로 인해, 전국적인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에 편승하여, 인물의 검증, 정책과 공약은 이미 안중에서 사라졌다.
대세는 윤준병이었고, 정치 신인 윤준병이 삼선의 거물 유성엽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되었다.
두 후보는 고교·대학·행정고시 등 공통분모가 많은 오랜 친구로 우정을 나누었다고 한다. 지난 선거운동 기간에 상대 흡집내기,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갈등이 쉽게 봉합이 될까 싶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아름다운 협치는 시·군민들의 추상같은 명령이고 명제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두 후보의 정읍·고창의 발전방향이 서로 일치하고, 그 진정성을 믿기 때문이다.
윤 당선자는 정읍시장을 거쳐 삼선의 정치적 실력과 탁월한 정책역량이 있는 유성엽 의원의 행보를 이어받고 참고하고 접목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유 의원도 정년 없는 정치인으로서, 오랫동안 지역사회의 중심에서 지역사랑을 실천하며 그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고, 신은 모두를 치유할 수 없기에 친구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친구는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는 동반자이고, 아픔을 치유하는 치료사이다. 홀로의 아름다움이란 없는 것이다. 보고 보이는 관계에서 서로 향기도 있고 사랑도 있는 것이다.
함께 하는 마음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우정’을 되찾길 바란다. 윤준병 당선인에게는 축하와 국회의원으로서 힘찬 의정활동을 바라며, 유성엽 의원에게도 위로와 지역을 위한 유력한 활동들을 이어가기를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