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하나 짚고 가자. 정읍시와 비교해 고창군 예산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런데 올해 고창군 대학진학축하금의 예산은 6억원, 고창형 청년 구직지원금의 예산은 1억5천만원, 도합 7억5천만원 ‘750명’분이다. 그런데 (2019년 12월 기준) 고창군 인구는 만19세 ‘585명’, 만18세 ‘580명’, 만17세 ‘543명’, 만16세 ‘484명’, 만15세 ‘401명’, 만14세 ‘371명’이다. 모두를 지원해도 남는 금액이다. 고창군 ‘20살’ 지원금은 제대로 설계·기획된 것일까?
20살 모두에게 1백만원을 지원하는 정읍시와 여러 조건들이 붙어있는 고창군 중 누가 맞는지를 갈음하기는 어렵다. 무엇이 의미있는지(선호·가치), 무엇이 쓸모있는지(실용성)를 따지는 것도 유보한다.
고창군 진학축하금은 재수생에게 지급하지 않지만(복지부와 협의중), 정읍시는 재수생의 경우 구직지원금을 주는 것으로 해결해 버렸다. 고창군 구직지원금은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여야 지급하지만, 정읍시는 그런 조건이 없다. 고창군은 구직활동보고서와 정산증빙자료까지 제출해야 하지만, 정읍시는 그런 거 없다.
재수생에 대한 지급여부, 검정고시생에 대한 지급여부를 깐깐하게 검토하는 고창군 행정이 좋을 수도 있다.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에게만 지급하고, 구직활동보고서와 정산증빙자료를 통해 1백만원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고창군 행정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고창군과 정읍시가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고창군은 20살을 ‘진학’과 ‘취업’으로 나누었지만, 정읍시는 진학·취업 상관없이 ‘20살’ 하나로 봤다. 고창군은 대학진학생을 축하했지만, 정읍시는 스무살을 축하했다. 그래서 고창군은 대학진학자는 울력행정과 소관으로 보고, 구직자는 상생경제과 소관으로 각기 따로 업무를 진행했다. 하지만 정읍시는 정읍장학재단과 지역경제과 소관이었지만, 교육체육청소년과로 일원화했다.
일원화하자 관점이 달라졌다. 여러 조건들을 검토하는 것보다, 20살 모두에게 최대한 주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그러니 진학과 구직 지원금의 신청서류도 같아지고, 공고도 함께할 수 있게 됐다. 단지 이름만 다를뿐, 2020년 고등학교를 졸업(검정고시 포함)자를 모두 축하하는 지원금이 된 것이다. 고창군은 소위 이왕 주는거 스무살의 진학과 구직을 하나로 볼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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