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과 고창간 바다를 연결하는 부창대교 건설 추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도 부안군, 고창군 등은 서해안권 관광벨트 중심도로망 구축과 낙후 해안지역 개발 촉진을 주장하며 찬성하는 반면, 환경단체와 일부 부안 곰소만 주변 주민들은 환경단체와 지역경제보호 등을 내세우며 반대한다.
부창대교는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고창군 해리면 동호리를 연결하는 교량 길이만 7.48킬로미터이다. 인접도로까지 합하면 왕복2차로 15.04킬로미터이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기본설계 용역이 2005년 12월 끝났다. 2011년에는 새만금 종합계발계획(MP)에 반영됐고, 2012년 12월 제18대 대통령선거 지역공약사업으로 선정됐다. 국토교통부가 2019년 12월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계획 후보대상사업으로 선정해 올해 연말에 일괄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온다. 그동안 4차례(2002년, 2011년, 2016년, 2017년) 예비타당성조사는 비용과 수익대비 경제성분석에서 모두 경제성이 없는 1미만이었다.
전북도는 “부산 중구~경기 파주 문산을 연결하는 국도 77호선(1239.4㎞)의 유일한 단절구간을 부창대교로 연결해 간선도로 기능을 회복하고, 부안과 고창의 통행거리 단축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북도는 “그동안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왕복4차로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으나, 왕복2차로는 경제성이 있다. 특히 부안지역 서해바다 노을이 장관이어서 ‘노을대교’로 명명하면 관광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성명을 통해 “부창대교를 건설하면 다리가 지나는 곰소만 갯벌이 훼손된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갯발 대부분이 사라진 형편에서, 람사르습지로 지정(2010년)된 곰소만 갯벌은 연안습지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21대 국회의원들이 환경 파괴와 예산 낭비의 부창대교 건설공약을 재검토한 뒤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부창대교가 2002년부터 진행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모두 경제성이 없는 1미만의 낙제점을 받았다.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데도 정치적 목적으로 사업추진을 진행한다”고 비판했다. 부안과 고창 사이에서 동쪽으로 푹 들어간 곰소만 주변 진서·줄포·보안면 주민들은 “다리가 생기면 관광객들이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에 머물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고속도로와 같아서 곰소가 외길이 되고, 조류(물길)가 달라져 어업피해도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다른 부안지역 주민들은 “다리를 건설하면 부안~고창간 이동거리가 많이 줄어 통행시간이 50분 가량 단축된다”며 찬성했다. 김종회(김제·부안) 전 의원이 지난 2월 부안군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리서치뷰)에서 찬성 68.5%, 반대 24.8%가 나왔다. 찬성이유는 △관광산업 활성화 39.5% △지역경제 및 일자리창출 19.2% △물류비용 절감효과 17.3% 등으로 나타났다.
애초 소극적 입장에서 찬성으로 바뀐 부안군은 “과거와 달리 앞으로 새만금방조제 안 매립땅에서 열리는 세계잼버리대회(2025년)와 새만금 신항만·국제공항 등으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가시화했다. 새만금권역 개발에 따른 관광수요가 급증하는 등 이를 통한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창군도 “해양수산부가 2018년 9월 고창군 심원·부안·해리면 일대 64.66제곱킬로미터를 ‘고창갯벌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으나, 습지보호지역 가운데 부창대교 설치지역은 제외했다”며 건설에 찬성했다.
전북도는 “바다를 연결한 전남 칠산대교와 천사대교가 관광객 급증 등 긍정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올 12월 부창대교를 포함한 제5차 국도·국지도건설 5개년계획 확정·고시가 예정돼 있으나 내년 상반기 기획재정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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