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 이후의 세계처럼,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이미 도래했는지도 모른다. 핵발전소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이미 세상은 달라졌으리라.
떨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창간호를 만든지 벌써 12년, 분명 언론이 거하는 토대는 많이 달라졌을텐데, 언론이 붙잡고 있는 것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공정, 사실, 정의 따위이고, 그 기준을 세워야 한다느니, 최소한의 기준을 지켜야 한다느니 같은 것 말이다.
요즘 고창이란 사회는 거꾸로 돌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고창땅에 정말 세상의 정치란 것이 들어온 것인지, 무언가 실체는 없고 이미지만 있는 것 같고, 말만 넘치고 행동은 없는 것 같다. 쉽게 얘기하면, 보여주기식 정치같은 것 말이다.
본지는 연속으로 수의계약이 편중돼 있다는 보도를 했다. 수의계약을 63개 받는 업체와 1개 받는 업체, 너무 차이가 나지 않는가? 그런데 군청에서는 이를 교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공사업체 간담회를 열어 의견수렴을 한다더니, 대안의 단점만 열거하다가 끝내 버리고 말았다.
장애인체육회는 질질 끌더니 사실공방, 진실공방이 되는 모양새다. 사실 단순한 사안이다. 사무국장의 횡포와 욕설이 파탄에 이른 것이지, 다른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때린 남편이 잘못이지, 아내의 잔소리의 사실관계를 하나씩 따져야 하는가? 대체 끝이 없고 포기란 것이 없다. 귀농귀촌협의회도 마찬가지다. 서로 어느정도 합의한대로 1심 끝났으면 포기를 해야지, 자기 돈 안 든다고 계속 재판을 하겠다고 한다. 아이들 장난도 아니고 이것이 그렇게까지 할 사안인가? 노동저수지 옆 건축허가도 당초 허가가 날 수 없는 곳이었고, 군수 측근이 아니라면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 허가를 취소하면 되지, 세월아 네월아 눈치만 보고 있다. 아무래도 고창땅에 못된 정치 바이러스가 들어온 모양이다.
본지도 매호마다 기쁘고 힘나는 소식을 전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언론이 힘들고 안 좋은 소식을 외면하면, 세상이 힘들고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여전히 세상은 살만한 곳이고, 언론이 살만한 세상에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하여튼 12년 동안 해피데이는 살아남았다. 지금도 매월 인쇄비 걱정하며 허덕이지만, 독자 여러분과 광고주들의 응원과 질책으로 여기까지 왔다. 코로나19와 언론은 상극인 모양이다. 종이신문은 점점 더 입지가 줄어들고 있고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주간신문인 해피데이는 한 주 한 주 정읍·고창의 이야기를 담아 찍어낼 뿐이다.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지역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역주민의 행복을 위한 언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질책을 부탁드리며, 코로나19 시대,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매사에 만복이 깃드시길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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