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근처에 사는 주민들에게 악취는 큰 골칫거리일수 밖에 없다. 정읍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는데, 6월12일 발표된 전라북도 감사결과에서 도리어 지도·점검 업무는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읍시 덕천면의 한 마을, 축사 악취로 인근 마을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급기야 지난 4월, 이곳의 한 축사는 정읍시에서 처음으로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 시설’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7년부터 지도·점검한 결과, 악취 배출기준을 3회 초과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축사의 사업주는 악취 문제를 어떻게 할지 계획을 수립해 시청에 제출해야 한다.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읍시는 농장마다 담당 공무원을 배정해 관리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악취를 측정하는 무인 포집기도 곳곳에 설치했다. 하지만 정작 악취배출시설 지도·점검 및 민원 대응은 불철저한 것으로 드러났다.
첫째, 지자체는 악취배출 사업장을 우수관리·일반관리·중점관리의 3등급으로 분류하고, 해당시설을 정기(수시)로 지도‧점검하는 등 악취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북도가 실시한 ‘불법폐기물 및 악취 등 환경분야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읍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악취배출시설 허가·신고와 함께, 그에 따른 지도·점검을 시행하면서 점검인력·시간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점검대상 등급분류에 따른 정기 지도·점검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고, 수시 지도·점검 계획도 수립하지 않는 등 지도·점검 업무를 소홀히 했다. 그 결과 악취발생의 사전예방을 어렵게 하여 악취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둘째, 지자체는 악취배출 사업장에 대한 민원처리 및 지도·점검 과정에서 악취검사를 실시해, 배출허용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또한 악취 관련 민원이 1년 이상 지속되고 3회 이상 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해당 악취배출시설을 신고대상시설로 지정·고시할 수 있다.
지난 3년 동안(2017년~2019년) 정읍시가 악취문제로 현장점검을 나간 건 모두 995차례. 그 중 민원접수로 인한 점검이 723회나 됨에도 불구하고, 악취검사는 총 점검횟수 대비 18%에 불과한 181회만 실시했다고 한다. 10건 가운데 2건이 안 되는 꼴로 악취검사가 이뤄진 셈이다.
특히, 2017년 10월31일부터 2019년 12월19일까지 악취배출 사업장이 5개 이상 밀집한 A지역을 대상으로 35회 민원을 접수하고, 자체점검을 포함해 40회 점검을 하였으나 악취검사는 단 10회만 실시했다고 한다. 그 결과 1년 이상 민원이 제기된 악취배출시설에 대해 (악취검사를 많이 실시했을 경우) 신고대상시설로 지정·관리할 수 있었음에도, (악취검사를 적게 실시해) 악취배출시설의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B업체의 경우, 한 해 동안 7회의 지도‧점검 결과, 악취배출기준을 3회 초과했는데도 신고대상시설로 지정을 검토하지 않는 등 악취배출시설에 대한 지도‧점검 및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한다.
셋째,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축사 등 배출시설에서 악취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개선명령을 할 수 있고, 그 이행여부를 보고받아 이행상태를 확인해야 하며,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배출시설의 설치허가(변경허가)를 취소하거나 배출시설의 폐쇄 또는 6개월 이내의 사용중지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정읍시는 개선명령을 받은 2개 업체가 개선명령을 이행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고 있으며, 그 결과 악취배출기준을 초과한 사업장에 대한 행정처분의 실효성을 스스로 저하시키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정읍시장은 앞으로 악취배출사업장에 대해 점검대상 등급분류에 따른 정기(수시) 지도·점검계획을 수립 등 관련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정읍시는 감사결과를 받아들인다면서도, “악취검사를 할 때 여러 조건이 있기 때문에, 솔직히 민원이 들어왔다고 해서 모두 악취검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읍시가 앞으로 5년 동안 축산악취 해결을 위해 투입하겠다고 밝힌 예산만 890억여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철저한 지도·점검이 필수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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