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정읍시 송산동 한 마을회관 앞에 전두환씨의 방문을 기념하는 비석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6월22일 밝혔다. 광주민주항쟁 40주년을 맞아, 5·18기념재단은 ‘전두환 미화 시설물 흔적’ 지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송산동 마을회관 앞에 세워진 전씨의 방문 기념비는 지난 1983년 1월 내장산을 찾은 전씨가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이었던 송산동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2년 뒤인 1985년 1월 세워졌다고 한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기념비를 세우기 위해 1인당 만원에서 수십여만원의 성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은 제보를 통해 기념비가 설치된 사실을 확인하고서, 정읍시청에 철거 여부를 문의했지만, 시청측은 마을주민들의 반대로 철거가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 고백과증언센터는 “아직도 전국 각지에는 전씨 행적을 기념하고 찬양하는 잔재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전씨의 잔재 청산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시민의 제보와 함께 관계 기관의 적극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석 뒷면에는 마을소개와 함께 전두환씨가 다녀간 배경, 전두환씨가 한 말 등이 자세하게 적혀있다. 또한 전씨 내외를 위해 마을사람들이 준비한 음식은 정작 전씨는 먹지 않고, 특별히 청와대에서 미리 준비한 음식을 먹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기념비의 이름과 뒷면에 적혀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두환 대통령 각하 송산동 순방 기념비
(전략) 1983년 1월2일 내장산에 오셨던 전두환 대통령 각하와 영부인 이순자 여사께서 송산동 마을을 돌아보시고, 새마을 훈장을 받은 지도자의 집에서 점심을 함께 하는 것이 뜻깊은 일이라 하시어, 이장 ○○○씨의 안내로 ○○○ 마을 부녀회장이 정성껏 마련한 보리혼식에 냉이국·갓김치 등을 검소하게 드시면서, “후손에 물려줄 떳떳하고 영광된 길이 있다면, 이 송산마을처럼 상부상조하고 잘사는 농촌마을을 이룩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본인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동안 오늘 가장 흐뭇한 식사를 했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일금 1030만원을 하사해 주셨으니, 이 돈은 보람된 미래를 겨냥한 송산동 마을에 고도성장의 경제기반을 다지는 알찬 기금으로 형성되었다. 그 후 우리 마을 사람들은 가장 잘 사는 선진조국의 시범마을을 이룩하자는 뜻에서 1월2일을 주민의 날로 정하고, 매년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갖기로 결의했음은 물론,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애민의 정과 순방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하여, 송산동 주민의 뜨거운 정성의 이름으로 본 기념비를 세우기에 이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