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부안백련초 교장, 전 고창초 교감)
2016년도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국에 온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4대1로 알파고가 승리했다. 전문가들은 이세돌 기사가 ‘알파고’를 이긴 한 번의 대국은 기적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하였다.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속에 피부 깊숙이 들어온 것은 미국의 유명한 퀴즈대회에 ‘왓슨’이라는 인공지능이 참가하면서 시작하였다. 2011년에 아이비엠(IBM)사는 ‘왓슨’을 개발하여 ‘제퍼디’라는 퀴즈쇼에 참가하였으며,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아이비엠(IBM)은 퀴즈대회에서 우승한 ‘왓슨’을 의료분야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진료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의사가 진단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확률로 암을 진단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가천대 길병원에서 ‘왓슨’을 도입해서 의사들과 협업하면서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로봇, 사물인터넷 등의 용어는 ‘4차 산업혁명’을 대변하는 말이 되어 우리에게도 익숙해지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에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기계화 혁명이었으며, ‘2차 산업혁명’은 20세기 초에 미국의 자동차회사 지엠(GM)사에서 컨베이어벨트를 개발하여 대량생산을 도모한 대량생산 혁명이었으며, ‘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후반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지식정보화 사회를 이끌어낸 지식정보 혁명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로봇 등을 통한 산업계의 새로운 혁명을 말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인간의 자리를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말하며,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교실 현장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고 전수하고, 학생은 그 지식을 잘 받아들여 기억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할 미래 교육은 학생 스스로가 지식을 찾아가고 발견하며 만들어가는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현재 교육부에서는 미래형 교실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도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을 통해 노후학교 건물 2835동을 디지털·친환경 교실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린 스마트 스쿨’은 기존에 추진하던 미래형 교실에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 전자칠판, 가상현실, 테블릿 피시(PC), 다양한 인터넷 환경과 아이티(IT) 기기를 갖추어 학습자가 주어진 주제에 따라 스스로 지식을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한다. 그래서 이제 학습자는 수동적 지식 습득자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지식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구에 계절이 생기는 이유에 대한 주제를 배울 때, 기존의 교실에서는 책과 그림을 가지고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지화가 어려운 학생들은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진 채 지구가 자전을 하면서, 동시에 태양의 지구를 공전하기 때문에 계절이 변한다’는 지식은 지구 안에서 살고 있는 학습자가 이해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는 지구 밖에 가서 지구를 관찰할 때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활동이 불가능하기에 지구의 자전과 공전 현상을 시뮬레이션이나 가상현실로 들여다본다면 훨씬 이해가 빠를 것이다. 학습자가 이러한 학습자료를 조작하고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협력하면서 지식을 생산하는 활동이 미래형 교실에서 이루어진다.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이 혼자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도 대화하고 소통하며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래형 교실에서 일어나는 교육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의사소통, 공동체의식, 심미적 감성 등은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가 꼭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이며, 이러한 역량들은 미래형 교실에서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갖추게 된다. 따라서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교육을 위해 미래형 교실을 구축하는 것은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시험에서 한 문제 더 맞고 틀리는 데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더 먼 곳을 바라보면서 교육적인 안목을 가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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