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6일 한빛핵발전소 5호기 원자로가 자동 정지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원안위는 “이날 오전 10시4분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으로부터 한빛5호기가 자동 정지됐다는 보고를 받고, 현재 영광에 있는 지역사무소를 통해 초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 조사단을 파견해 상세 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빛5호기는 원안위가 지난 10월5일 재가동을 허용한 뒤 후속 동작시험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이번 사건은 한빛5호기에서 신규 증기발생기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검사인 ‘원자력출력급감발계통(RPCS)’ 동작시험 중 발생했다는 것이 원안위의 설명이다. 즉, 새로 교체한 증기발생기의 테스트를 위해 원자로 출력을 갑자기 떨어트리자, 터빈과 발전기 출력 간 밸런스 이상이 발생해 주증기 밸브가 자동으로 잠기게 된 것인데, 이렇듯 잦은 원자로 가동 중단에 한빛핵발전소 안전도가 떨어지고 있다.
원안위는 “현재 한빛5호기는 안전 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소내 방사선 준위도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기검사 도중 발생한 이번 사건의 원인을 조사해 안전성을 확인한 뒤 정기 검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발전소 부하변동 시험은 원자로 출력을 100%에서 35%로 떨어트려 발전소 제어계통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증기발생기에 들어가는 급수 밸브를 잠근 채 원자로 출력을 낮춘다. 극한의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시험이다. 기기 설비에 스트레스를 줄 우려가 있어 신규 증기발생기 교체 단계에서만 실시한다.
한빛5호기는 증기발생기 교체 등을 위한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원안위의 승인을 얻은 뒤 10월5일부터 가동을 준비 중이었다. 시험을 위해 제어봉을 떨어트린 결과, 터빈 출력보다 원자로 출력이 더 떨어지는 밸런스 이상이 발생했고, 안전 시스템이 작동해 주증기 밸브가 자동으로 닫혔다. 이어 증기가 급증하고 고수위 경보와 함께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됐다.
한빛핵발전소가 점검 후 재가동을 준비하다가 문제가 생겨 다시 멈춰선 적은 최근에도 여러 번 발생했다. 지난해 1월 한빛2호기 원자로 계통연결 사전시험 과정에 증기발생기 수위가 기준치보다 낮아지면서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춰섰다.
또 같은 해 3월에도 한빛5호기가 가동 중에 주변압기에서 이상신호가 발생해 가동이 멈췄는데, 정기점검 과정에서 장비를 부실하게 설치한 것이 원인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해 5월에는 점검을 마치고 가동준비 중이던 한빛1호기가 제어봉 제어능력 측정시험 과정에설 무자격 운전원의 운전 미숙으로 열출력이 급등하면서 증기발생기 수위가 급상승하며 원자로 가동이 중단됐다. 당시 발전소장 등 관계자 6명이 원자력안전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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