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한빛핵발전소 5호기 원자로헤드 부실용접 의혹규명을 위해 ‘원자로 냉각’ 조치가 이뤄졌다. 한빛원자력본부는 “한빛5호기 원자로헤드 관통관 용접봉 사용 오류 등의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기 위해 11월2일 오후 5시부로 원자로를 냉각시켰다”고 밝혔다.
한빛원자력본부는 현재 현장점검 및 영상자료 등을 통해 용접과정 전반에 대해 조사 중에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규제기관에서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혹규명을 위한 조사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돼 원자로를 냉각키로 했다. 한빛원자력본부는 “지역민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이번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공식 조사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지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후속조치 마련과 발전소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원안위와 한수원은 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함께 계획예방정비(4월~10월) 기간에 진행된 한빛5호기 원자로헤드 관통관 보수용접 과정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10월30일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보수용접 부실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인코넬690 재질로 용접해야 하는 부위에 스테인리스 재질을 잘못 사용했다는 의혹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스테인리스 재질을 잘못 사용하고도, 이를 그라인더로 갈아내는 작업을 하지 않고, 그 위에 인코넬690 재질로 덧씌웠다는 의혹도 확인하고 있다.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84개 관통부 중 69번에서 스테인리스 재질로 잘못 용접한 범위가 넓어, 보수업체가 한빛원자력본부에 보고한 뒤 언론과 지역사회에 알려진 바 있다. 즉 지난 7월25일 잘못 용접한 내용이 보고돼, 작업을 중단하고 불일치보고서(NCR) 발행 및 이때까지 용접한 57개소를 전수 조사했다. 규제기관 등은 용접 관리대장·성분분석·녹화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69번 1곳 외에는 추가로 잘못 용접된 부위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이런 공식적인 결과와는 다른 이야기가 흘러나왔는데, 잘못 용접한 경우가 더 나왔지만 한빛원자력본부 측에 보고도 없이 덮었다는 것. 공사기간 지연 등으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제기와 함께, 사실일 경우 스테인리스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내부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른 관통부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한빛원자력본부와 규제기관의 검증시스템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또한 관통관 끝에 달린 깔대기 모양의 가이드콘을 제거한 후 다시 부착하는 용접 역시 제대로 마무리 됐는지 확인 중이며, 용접사들을 뽑는 과정에서, 일종의 대리시험을 치르는 편법이 있었는지도 파악하고 있어, 핵발전소 유지·보수 시스템 전반의 문제가 노정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자로헤드 관통부에 보수용접을 실시한 이유는 지난 4월 계획예방정비를 착수한 후, 원자로헤드 관통부(49번)에 생긴 균열 틈으로 냉각수가 새어나온 결함을 발견하고, 전체 관통부를 1차수응력부식균열(PWSCC)에 강한 인코넬690 재질로 덧씌우는 작업을 한 것이다. 당시 지역 및 탈핵단체들은 보수용접 대신 원자로헤드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빛원전민간환경·안전감시위원회 등은 정비작업에 책임이 있는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에 공문을 보내 의혹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감시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부실공사 의혹을 계속 제기했는데도 한수원은 ‘가동해도 안전하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사실 확인에 소홀했다”며 “지역의 안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며, 문제가 확인되면 원자로헤드 교체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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