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의회 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발언이 설화(舌禍)로 번졌다. “노조 때문에 해보지를 못한다” 등의 발언이 있었고, 이에 대해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성명서를 발표하며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
이복형 정읍시의원은 11월12일 열린 ‘정읍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정읍시가 지원한 기업들의 직접고용 방안마련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제가 추진위원장 맡았던 기업이 잘 돌아가고 있는데, 노조 때문에 해 보지를 못한다. 그래서 회사들은 용역업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다원시스에도 많은 돈을 들였지만, 그런 부분이 너무 크기 때문에, 노조가 너무 강하고 회사를 운영 못 한다. (…) 한 회사도 천명 가깝게 고용해도 노조 때문에 첫째 못하고, 그래서 용역업체는 인력 구하기가 쉽고 이런 편리성 때문에 이용하는데, 우리 시에서도 엠오유를 체결해서 정읍시에서 투자한 만큼 조금이라도 혜택이 와야 할 것 아니냐. (…) 지금 몇 사람 이상은 노조가 결성돼서 운영하기가 사실 어렵다 보니까, 용역업체 사장에게 딱 맡기면 회사는 편하기 때문에, 편리 위주로 가다보니까 이런 일들이 왕왕 지금 나오는 것 같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11월17일 “정읍시의원의 노조혐오·반노동발언, 즉각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북본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준공된 다윈시스 정읍공장에는 세금 300억원이 지원됐지만, 정작 인력은 하청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자, 이복형 의원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노조’를 들었고, 전북본부는 “이복형 의원의 주장은 노조할 권리를 부정하는 적극적인 반노조·반헌법적 발언이며, 한국사회의 비정규직·양극화 문제의 뿌리에 기업·정치인의 반노조 인식이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기도 하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전북본부는 “이복형 의원의 말마따나, 기업들은 노동조합의 결성을 방해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용역·하청·파견·도급 등 간접고용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간접고용·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이기 십상이고 각종 위험업무를 떠안아 목숨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탓에 변변한 항변조차 하기 힘들다”면서 “이복형 의원은 정읍시민이 그런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내몰려도 상관없단 말인가. 정읍시민을 대변하는 대신 다윈시스라는 업체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이복형 의원은 정읍시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기업에 무려 300억원의 세금을 지원해 놓고도 저질 일자리로 채워지는 것을 방관하는 정읍시청, 언제든 쓰고 버릴 수 있는 하청 비정규직으로 공장을 채우는 다윈시스도 문제인 건 매한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복형 의원은 유감을 표명하며, “해당기업에 보조금 등 혈세가 들어간 만큼, 정읍시와 기업이 업무협약을 맺어 지역일자리를 창출하자고 담당과장에게 제안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며 “문제가 된 발언은 본질이 아니며, 노조가 적극적으로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