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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장어의 위판가격이 최근 4만5천원에서 2만2천원까지 떨어지면서, 생존과 존폐위기에 몰린 양식어가들이 생산원가·최저가격 보장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참에 위판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계속 중상(중간상인=중매인)들에게 농락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값싼 ‘시라시’(실뱀장어·장어치어)가 과대 입식되면서, 위판가격은 계속 하한가를 쳤지만 시중에선 6~7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양식어가들은 이는 ‘중상들의 횡포’ 때문이라는 단언했다. 도매단가는 유지하고 생산단가는 후려치면서 중상(중간상인=중매인)이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2018년 7월부터 민물장어는 개인간 거래가 금지되고 위판제가 도입됐다. 위판수협은 민물장어양식수협(양만수협)·고창군수협·영광군수협으로 결정됐으며, 전체 거래량 중 양만수협 50%, 고창군수협 35%, 영광군수협 15%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위판제가 시작되면서 힘센 중상들이 각 위판수협의 중매인으로 등록했으며, 현재까지 장어시장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판제의 당사자는 생산자(양식어가)-수협(경매사)-중매인(중상)이다. 양식어민들은 수협경매사가 위판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줄 것을 촉구하지만, 경매사가 중매인과 함께 양식장을 찾아가 현장경매로 진행하는 방식이어서 큰 돈을 가진 중매인에게 유리한 구조라고 한다.
이에 양식어가들은 수협이 생산자의 정당한 이익을 위해, 생산원가·최저가격 보장을 위해 보다 힘써주기를 원하며, 그 첫 걸음으로 ‘경매사 공동관리’를 요청하고 있다. 현재는 수협들이 경매사를 각자 관리하기 때문에, 각 수협들의 상황에 따라 생산원가 보장이 어려운 경우가 생기지만, 경매사를 공동관리하게 되면 생산원가 보장을 위한 일원화된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한국민물장어생산자협회(회장 홍길수)는 ‘경매사 공동관리’에 미온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고창군수협을 규탄하며, 지난 11월23일(월) 오전 고창군수협 앞에서 다수 고창 양식어가를 포함한 100여명의 생산자들과 함께 항의집회를 가졌다.
홍길수 회장은 “생산원가가 무너지고, 양식어가들은 당장 줄도산의 위기에 내몰려 있는데도, 고창수협을 비롯한 3개 수협은 ‘강 건너 불 구경’을 하고 있다”면서, “3개 수협 위판체계부터 일원화시키고, 샘플경매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하며, 그 첫 번째인 경매사 공동관리가 진행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물장어유통위원회 오교만 위원장과 고창풍천장어생산자협회(풍천회) 장한균 회장 또한 “양식어가의 생산원가·최저가격 보장을 위해, 위판제 시스템을 개선해 시장질서를 바로잡아야 하며, 무엇보다 수협이 동참하고 수협이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더했다.
고창군수협(조합장 김충)은 담합의 위험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창군수협은 “협회에서 해양수산부에 질의해 답변을 받아, 그 내용에 따라 위법하지 않으면 ‘3개 수협 경매사 통합운영’에 찬성하겠다고 했다”면서, “11월13일에야 업무질의를 하고, 답변이 내려오지도 않았는데 고창군수협에서 궐기대회를 한다는 것은, 고창군수협의 입장에서는 난처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협회와 양식어민들은 “해수부의 답변에 일말이라도 담합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면, 그것을 확대해석해 ‘경매사 공동관리제’를 도입하지 않으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3개 수협이 위판가격을 담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며, 경매사 공동관리제를 통해 생산원가 보장을 강구해 보자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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