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헤드 부실용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한빛원전지역사무소는 11월19일 오전 10시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영광안전협의회에 지난달 29일 제기된 5호기 관련 의혹에 대한 현재까지의 조사내용을 첫 보고했다.
지역사무소에 따르면 부실용접 의혹 제기 이후 약 20일간, 한빛5호기 원자로헤드 상부 관통부 84개를 인코넬690 재질로 덧씌우는 보수용접이 제대로 진행됐는지를 조사한 결과, 기존 보고된 69번 관통부 외에 추가로 2개 관통부도 잘못 용접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9개의 관통부는 제대로 됐는지 명확하질 않고, 16개의 경우 동영상을 덮어쓰는 바람에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상태다.
69번 관통부의 경우, 지난 7월25일 24시경 다른 재질로 잘못 용접한 내용이 보고돼 작업을 중단하고 불일치보고서(NCR) 발행 및 이때까지 용접한 57개소를 전수 조사했었다. 당시 규제기관 등은 용접 관리대장, 성분분석, 녹화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69번 1곳 외에는 추가로 문제가 된 부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해당부위를 갈아낸 뒤 재용접과 검사를 마친 5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한바 있다.
하지만, 정비를 마치고 6개월여만에 재가동한 5호기가 20일 뒤인 지난 10월26일 발전소부하변동시험 중 제어계통에 문제가 생겨 자동정지하면서, 정지 원인과는 별개로 부실용접 의혹이 제기됐다. 초기 조사에서 69번 관통부 외에 추가 부실용접을 은폐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해당 정비업체는 물론 사업자인 한수원과 관리감독기관인 규제기관까지 신뢰성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부실용접이 하청, 원청, 한빛원전, 규제기관 등 어느 단계에서 은폐가 시작됐는지, 원자로 내부 관통관 끝에 달린 깔대기 모양의 가이드콘 부실용접, 용접사들의 대리시험 같은 자격검증 부실 등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엇갈린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용접부의 경우 동영상 확인 외에 성분 검사로는 사실확인이 어려워 조사에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 기존 작업 동영상에 후속 작업을 덮어쓴 메모리를 복구하는데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돼 최종 조사결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주민측 위원들은 부실과 은폐에 규제시스템이 먹통됐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는 11월25일 한빛5호기 원자로헤드 관통관을 부실 공사한 두산중공업을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의 의뢰로 5호기 정비 공사를 수행한 두산중공업이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된 한빛 5호기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원자로헤드 관통관 84개를 보수·용접하는 과정에서 3개의 관통관을 부실 용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실공사 사실을 한수원에 보고하지 않아 이를 바로잡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재조사·시공 등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수원은 밝혔다. 한수원은 규제 기관인 원안위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와는 별개로 부실 공사 경위, 은폐 의혹 등을 규명하려 검찰에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주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국민 신뢰를 저하하는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지역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철저한 복구 조치 및 발전소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실공사 경위를 조사 중인 원안위를 비롯해 지역주민 등은 진상 조사와 원인 규명을 위해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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