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고창시민행동 공동대표)
동우팜투테이블이 어떤 회사인지 몰랐을 때, 군청의 고창산단 기업유치 홍보를 보며, 그저 잘 된 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 회사가 부안군 주민들을 악취와 오폐수로 수없이 많은 민원을 만들고 있는 참프레공장과 같은 것임을 알고 나서야, 고창군이 부안군처럼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되겠다고 반대를 시작했습니다. 고수면 주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를 중심으로 고창군농민회와 고창시민행동도 반대활동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추운 겨울이 다 가는 동안, 집회와 시위를 통해 주민반대 의사를 강하게 보여줬음에도, 유기상 군수와 행정은 오히려 입주제한업종 규정도 변경하지 않은 채 서둘러 계약을 체결하고, 후속조치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부안군에 사는 주민들과 부안군의회 의원들이 악취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참프레 악취’라고 인터넷을 검색하면, 관련 보도가 공장이 건설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참프레공장 위쪽 성황산 중길 국도23호 외곽도로를 지나면서 참을 수 없는 악취를 경험했습니다. 그런데도 군수와 행정은 문제가 없을 거라며 주민들의 합리적 주장과 증언들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고집스럽고 비이성적인 태도입니다.
부안군의회 이태근 의원이 2020년 11월24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참프레 부안공장 등의 악취에 관해 질의하며, 부안읍 한 아파트 입주민의 호소문을 소개했습니다.
“새벽부터 아침에 이르기까지 나는 ‘냄새’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저희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닌 부안읍 거주민 모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부안에 살고 싶지 않을 만큼 강렬한 구린내 때문에 삶의 질 저하는 물론, 하루를 시작하는 상쾌함마저도 그 냄새에 희석되는 지경입니다.
코를 통해 폐로 흡입된 공기는 한순간 뇌까지 타고 올라가 뇌를 녹여버릴 듯, 강렬한 충격을 줍니다. 1차적으로는 삶의 질 저하에 있지만, 더 나아가서는 부안에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들의 주거나 농경지 등 부동산 가격하락과도 맞물리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사람이 찾지 않는 부안이 된다면 값비싼 집, 값비싼 땅을 갖고 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어느 기업 하나 때문에 부안에 거주하는 주민 모두가 피해를 입어서야 되겠습니까? 부안군의 행정은 어느 한 기업을 위해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닐 테지요?”
이 주민은 분명하게 ‘악취는 부안군 전체의 문제다. 너무 고통스럽다. 부동산 가격하락과 맞물리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바로 그 문제입니다.
우리가 살기 싫으면 누구도 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주택과 토지의 값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또한 반경 3킬로 안에 고창읍 대부분의 학교가 위치해 있습니다. 재산권과 학습권까지 피해 받을 수 있습니다.
부안군 참프레공장 때문에 인구가 늘고 경제가 좋아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2020년 말 부안군 인구는 5만2천명입니다. 참프레공장이 가동됐던 2013년 3월에 5만8천명이었습니다. 10%가 넘게 줄었습니다. 같은 시기 고창의 인구도 10%가 줄었습니다. 차이가 없습니다. 참프레가 2019년에 부안군청에 낸 지방세가 8억6백만원이랍니다. 올해 고창군청이 예산 7천억 시대라고 자랑했는데, 8억 지방세 늘어난다고 고창경제가 얼마나 좋아지겠습니까.
하지만 동우팜이 고창산단에 입주하려면, (환경청에 의하면) 추가로 ‘공공’폐수처리시설도 크게 지어야 하고요, 용수부족으로 섬진강물 끌어오는 대형 용수관을 산업단지까지 매설해야하고요, 방진벽 만들고, 환경감시하고 점검하는 관리비용에, 만에 하나 오염수 배출사고로 인한 피해복구비용까지 고려한다면, 대충 봐도 너무 손해 보는 장사 아니겠습니까? 좋아지는 것은 동우팜투테이블 회사 뿐이고, 고창군 예산 사용, 악취로 인한 주거·교육여건 추락, 오폐수 방류로 갯벌오염 위험 등등 나쁜 것만 가득합니다. 아무리 득실을 따져도 너무나 기울어져 있는 계약입니다.
주민들 반대 목소리가 이제는 어디서나 흔하게 들리고 있으니까, 최근에 군청에서 공론화형식의 검증단을 제안했습니다. 반대주민들도 참여해서 전문가들에게 환경문제가 없는지 확인해보자는 말 같은데요, 그 전문가들이 우리 주민들 편을 들어줄 것 같지 않습니다. 환경수치 따지고, 랜더링 기법이니 뭐니, 어렵고 모르는 말로 얼버무리고는 결국 행정 편을 들어줄 것입니다. 뒤로는 계약체결 이후 섬진강물 용수확보, 환경영향평가 협의, 단지계획 변경, 여론호도에 속도를 높이고 있으니 신뢰할 상대가 아닙니다.
대화로 절충방안을 찾아보자는 말도 있습니다. 가위바위보 마냥 다른 경우의 수는 없습니다. 닭 도축공장이 고창에 들어서느냐 마느냐, 둘 중에 하나지 무슨 다른 방법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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