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귀농귀촌협의회 2019년 1월28일자 임원선거에서 변범섭씨 등이 회장 등 임원으로 당선됐지만, (사)고창군귀농귀촌협의회(이하 협의회, 대표자 김한성) 이사회는 선거무효를 결의하고, 2월14일 유헌종씨 등을 무투표 당선자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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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협의회는 크게 두 편으로 갈렸다고 볼 수 있다. A편에는 김한성측·유헌종측·이사회가 있고, B편에는 변범섭측·선관위가 있다. 이사회가 1월28일자 선거무효를 결의한 이유 또한 선관위가 잘못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변범섭씨는 협의회 이사회(의장 김한성)의 결정에 불복해 2019년 4월26일 ‘당선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에서는 변범섭씨가 이겼으나, 지난 2월4일 선고한 2심에서는 1심 결정이 뒤집혔다.
항소심은 “선관위의 구성을 위한 이사회 의결에 하자가 있고, 선관위는 선거를 불과 2일 앞둔 시점에 위법하게 투표방식을 변경했으며, 이로 인한 논란으로 임원선거의 연기가 공공되는 등 절차상 혼란이 야기됨에 따라, 다수의 선거인이 불참한 상태에서 위법하게 변경된 투표방식으로 해당 선거가 이뤄졌으며, 이와 같은 하자 및 선거규정 위반으로 인해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가 방해되어,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된다”며, 해당 선거는 무효라고 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해당 선거가 유효함을 전제로 한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대표자 김한성) 대 변범섭’ 소송의 2심 주요 결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임원선거 이후 총회의결을 해야 임원확정이 된다는 주장(불인정)
협의회는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이 별도의 총회의결을 거쳐야 임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변범섭씨는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총회의결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회장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총회에서의 임원선출과 선거를 통한 임원 선출 모두 협의회 전체 정회원에 의한 의사결정방식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며, 이전에도 별도의 선거를 통해 임원을 선출해 온 것으로 보이며, 임원선거의 효력이 총회를 통해 부인될 수 있다는 규정·사례는 찾아볼 수 없으며, 변범섭씨가 회장 당선자로서의 지위를 취득하기 위해 임원선거에서의 당선 이외에 별도의 총회 의결이 필요없다”고 판시했다.
변범섭씨가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아 소송의 이익이 없는지 여부(불인정)
협의회는 변범섭씨에게 자격정지 1년을 징계했으므로 소송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나, 재판부는 “제출한 증거만으로 자격정지 1년을 받았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정관에는 회원자격상실·제명은 있으나 자격정지는 없으며, ‘제명 이외의 징계는 이사회 의결로 정한다’고 결정한 2019년 1월30일자 이사회는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으며, 정관의 위임 없이 이사회에서 회원의 권리·의무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 수 없는 점, 징계사유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임원후보자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2019년 2월13일경 회원자격을 정지하기로 하는 적법한 이사회의 의결이 존재했는지, 정당한 징계 사유가 인정되는지, 징계에 대한 사전통지 및 청문 등의 절차가 진행됐는지 여부 등을 전혀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족수 미달의 이사회를 통해 이뤄진 선관위 구성은 무효(인정)
협의회는 “이사회는 2018년 12월30일 선관위를 구성했는데, 이 이사회에서는 실제 이사가 아닌 등기 이사들만 의결권을 행사했으므로, 이 이사회의 결의 및 이를 통해 조직된 선관위와 해당 선관위가 진행한 선거과정들은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동일체인 이사회가 일을 잘못 처리했다고 자인했고,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경우 잘못은 협의회가 했는데, (그 잘못으로 인해 선관위 구성이 무효가 돼서) 도리어 소송에선 협의회가 이기고, 변범섭씨가 지게 된 셈이다.
재판부는 “당시 김한성 회장이 소집한 이사회는 현직 이사가 아니라 등기 이사들에게 의결권을 주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써, 현직 이사들에게 의결권을 주어야 하며, 따라서 등기 이사들에게 의결권을 준 이사회의 결정은 정족수 미달로서, 따라서 2018년 12월30일자 (정족수 미달의) 이사회가 결정한 선관위 구성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선관위가 위법하게 후보자 자격을 인정했다는 주장(불인정)
협의회는 “김모씨는 후보 등록 전일까지 감사에서 사임해야 함에도 사임하지 않고 부회장 후보로 등록했고, 장모씨는 선관위원임에도 감사 후보로 등록했으므로 김모씨와 장모씨는 후보 자격이 없다”면서, “선관위는 김모씨·장모씨의 후보자격을 인정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장모씨는 2019년 1월21일 감사 후보자로 입후보하기 위해 선관위원에서 사퇴한다는 사퇴서를 제출하여, 후보자 등록 전에 선관위원에서 사퇴한 것으로 보이고, 협의회는 ‘장모씨가 2019년 1월21일 이후에도 선관위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활동했다’고 주장하나, 그런 사정만으로 사퇴서 제출이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는 점, 선관위는 김모씨의 감사 임기가 만료되어 별도의 사임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임기가 만료된 상태에서 다시 임원선거 입후보하는 경우에 반드시 사임서 제출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러한 선관위의 해석이 정관이나 임원선거관리규칙 등을 위배했거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선관위가 위법하게 투표 방식을 변경했다는 주장(인정)
협의회는 “선관위는 투표방법을 변경할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이틀 전에 투표방법을 ‘1인 1표 다기명제’에서 ‘1인 1표 1기명제’로 변경했는데, 이는 선관위의 월권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투표방식은 선거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항이며, 회원의 권리·의무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사항이자, 정관에서 정하고 있는 ‘임원 선출 및 해임에 관한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총회에서 그 방식이 결정돼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중요사항에 관해 결정한 권한이 있는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으로 봄이 타당하다”면서, “선거관리규칙에는 ‘1인 1표’로 규정하고 있는바, 문언 그 자체로 볼 때, 해당 선거 전 두 번에 걸쳐 시행한 ‘1인 1표 다기명제’를 ‘1인 1표’라고 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하나, 실제로는 ‘1인 1표’를 ‘1인 1표 다기명제’로 해석해 선거를 치러왔고, 선거공고에서도 이에 관한 언근이 없어 회원들이나 출마자들 모두 기존 방식대로 선거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1인 1표’를 엄격히 해석해 ‘1인 1표 다기명제’를 ‘1인 1표 1기명제’로 변경하는 결정을 한 것은 선거방식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에 해당한다”면서 “선거일 7일 전에 선거내용을 공고해야 함에도, 선거일 2일 전에 투표방식이 변경될 경우, 다기명제 투표방식을 전제로 이뤄진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무의미하게 만들 우려가 있고, 선거인들 역시 후보자 선택에 대한 의사를 번복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며, 2일의 기간은 선거인들이 다시 검증하고 판단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만약 선관위가 투표방식을 변경할 권한이 있다 하더라도, 이미 선거에 관한 공고가 이뤄진 상태에서 불과 2일 전에 선거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수 회원의 불참으로 선거가 형해화됐다는 주장(인정)
협의회는 “선관위의 투표방식 변경 및 이사회의 선거 연기를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가 방해되고, 다수의 회원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아 선거가 형해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선거 2일 전, 협의회는 2019년 1월2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선관위가 후보자의 자격 및 투표방식에 대한 위반사항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선관위를 해산하고, 1월28일 선거를 연기한다”고 의결했다. 이 이사회 또한 정족수가 미달했다.
재판부는 “이 이사회 결의가 정족수 미달로 절차적으로 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선관위가 이틀 전에 투표방식을 임의로 변경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선거에 혼란이 초래된 이상, 이사회로서는 회의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시정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점, 이사회의 선거연기 결의가 부적법하더라도 선거인들이 선거연기 결의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고, 적법한 이사회 결의로서의 외관이 존재하는 이상, 그 통지를 받은 선거인들 중 상당수는 선거가 적법하게 연기됐다고 신뢰하여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상당한 점에 비춰보면, 1월26일자 이사회 결의의 외관을 신뢰해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선거인들의 선거권이 침해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실제 출마했던 임원 후보자들이 선거일 하루 전인 1월27일,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로 인해 선거인들에게는 이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지, 참여한다면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당한 혼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변범섭씨는 99표를 득표해 당선됐지만,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선거인들 중 138명은 ‘선거가 이사회의 결정으로 연기됐다는 공지를 보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했으며, 138명의 선거인들이 해당 선거에 참여했다면 후보자의 당락에 관해 다른 결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또한 재판부는 “투표방식 변경에 의해, 회장 선거에서 실질적인 차이는 없지만, 선거절차 전반에 중대한 혼란을 야기하여, 다수회원의 불참으로 해당 선거절차 전체가 형해화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해당 선거 중 회장 선거를 따로 분리해 판단할 수 없다”고 보았다.
해당 선거가 부당하게 조기에 실시돼 중대명백한 절차상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불인정)
협의회는 “임기만료로 인한 선거는 만료일 60일부터 만료일 전일까지 시행해야 하고, 김한성 전 회장의 임기는 2019년 4월20일 또는 2019년 12월31일에 만료됨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변범섭측의 이익을 위해 부당하게 이른 시기인 2019년 1월28일로 임원선거일을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김한성씨는 2015년 12월21일 실시된 임원선거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김한성 회장의 임기는 2016년 1월1일부터 2018년 12월31일까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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