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5호기 원자로헤드 부실용접 및 은폐사건이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며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한빛원전지역사무소는 2월17일(수) 오후 2시 영광군 군서면 방사능방재센터에서 제31차 원자력안전협의회(고창위원장 표주원, 영광위원장 장영진)를 열고, ‘한빛5호기 원자로헤드 부실정비 의혹 조사’에 대한 진행상황을 보고했다. 지난해 11월19일 첫 보고 후 3개월 만이다.
지역사무소에 따르면, 한빛5호기 사태가 일어난 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부원장을 팀장으로 20명이 넘는 특별점검팀을 꾸려 지난해 10월말부터 용접공정, 용접사 자격, 품질관리, 비파괴검사 등을 점검하고 있다.
앞선 보고에서는 5호기 원자로헤드 관통부 84개를 인코넬690(알로이690) 재질로 덧씌우는 보수용접 과정에서, 스테인리스로 잘못 용접한 부위가 지난해 7월 정식 보고한 69번 외에 2개(39·67번) 더 확인되면서 본지 등을 통해 제기된 부실용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당시 의혹들 중에는, 부실용접 은폐 외에도 용접사들의 대리시험 등 자격 문제까지 제기돼 조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수원이 정비업체를 고소하고,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수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해 검찰까지 나서는 등 사건은 물고 물린 상태다.
특히, 4개월째에 접어든 이날 특별점검 중간결과 보고에서는, 인코넬690 재질 대신 스테인리스로 잘못 용접한 점 외에도, 수동용접 자격이 없는 용접사가 관통부 2개(47·52번)를 용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다른 2곳(80번·배기관)은 수동용접을 하면서 기계용접 재료를 잘못 사용하기도 했다.
보다 큰 문제는 작업영상 등으로 이를 확인하고 있지만, 전체 관통부 중 56곳 외에 나머지 26곳은 촬영위치나 각도 문제, 또는 녹화기록 자체가 없어 여전히 확인이 불가능하다. 규제기관은 미확인 용접부 성분 검사를 통해 재시공 등을 검토하고 있다.
대리시험 의혹의 경우, 관통부 용접사 43명을 대상으로 기량 재검증도 실시했지만, 1차 15명, 2차 3명이 탈락 후 재시험을 통해 38명만 최종 합격하고 나머지 5명은 미검증 상태다. 또한, 갈라진 용접부 틈을 타고 원자로헤드 외부까지 새어 나온 냉각수가 하얗게 굳은 뒤에야 균열이 발견된 49번 관통부의 경우, 직전 예방정비(12차) 검사에서 누설신호가 있었지만, 관련기관들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덧씌움용접 전 실시한 전수 검사에서 불합격됐던 35개 관통부에서는 최대길이 3.4센티미터 등 기준치(1.6밀리미터) 이상 균열 80여개가 탐지된 것으로 파악됐다.fake rolex
전반적으로 ‘한빛5호기 원자로헤드 부실정비 사태’는 잘못된 용접 과정부터 심지어 무자격자까지 등장했지만, 그 사실이 시공사, 발주처, 공인검사기관, 규제기관을 넘어 은폐됐다가 제보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난맥상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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