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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5일(금) 밤 9시경 정읍 내장사 대웅전은 웅장했던 예전 모습은 사라지고 뼈대만 남은 채 연기만 치솟을 뿐이었다. 이곳에 머무는 스님들은 소방대원들의 잔불 정리작업을 불안한 눈길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정읍경찰서는 이날 오후 6시30분경 대웅전에 불을 지른 혐의로 승려 최모씨(53)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사찰에서 보관하던 휘발유를 대웅전에 뿌려 불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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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 스님들은 대웅전 위로 붉게 번진 불빛을 보고 자체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고 한다. 내장사의 한 스님은 “화재를 처음 목격한 스님들이 소화기를 직접 들고 불을 끄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며 “다른 스님들이 화재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대웅전 전체로 불이 번졌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북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6시37분경 내장사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오후 6시57분부터 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을 시작했다. 내장사가 깊은 산 속에 위치한 탓에 이동시간이 20여 분 걸렸다. 오후 7시53분께 초기 진화작업을 마쳤지만, 대웅전은 전소한 뒤였다. 화재는 오후 9시10분 완전히 진화됐다. 대웅전 안에 모셔졌던 불상과 불화 등도 모두 소실됐다.
승려 최씨는 약 3개월 전 내장사를 찾아온 사미(예비승려)로 확인됐다. 최씨는 방화 혐의도 인정했다. 최씨는 “내장사에서 머무는 동안 일부 스님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서운한 감정이 쌓여 술을 마시고 홧김에 불을 질렀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하고 있다.
최씨는 방화를 저지른 뒤 범행 현장을 벗어나지 않고 대웅전 인근에서 머무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내장사 스님들도 화재를 목격하고 진화작업에 나서던 중, 현행범으로 체포된 최씨를 보고 방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대웅전에 불을 지른 뒤 자신이 직접 경찰 등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목조 건물은 5분 내로 초기 진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화재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어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내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으로 고창 선운사의 말사(末寺)다. 백제 무왕 37년인 636년 영은조사(靈隱祖師)가 50여동을 건립해 영은사란 이름으로 창건했다. 1539년(중종34년) 내장산의 승도탁란사건(僧徒濁亂事件)이 일어나자, 중종은 영은사와 내장사가 도둑의 소굴이라 하여 절을 소각시켰다. 이때까지만 해도 영은사와 내장사는 독립된 2개의 사찰이었다. 1557년(명종12년) 희묵(希默)이 영은사를 중창하면서 이름을 내장사로 바꿨으나 정유재란 때 전소됐다.
1639년(인조17년) 영관(靈觀)이 법당 등을 중수하고 불상을 개금(改金)했으며, 1779년(정조3년) 영운(映雲)이 대웅전과 시왕전(十王殿)을 중수하고 요사채를 개축했다. 1923년 학명(鶴鳴)이 절을 벽련암(碧蓮庵)의 위치로 옮겨 짓고 벽련사라 하였으며, 옛 절터에는 영은암을 두었다. 1938년 매곡(梅谷)이 현재의 자리로 옮겨 대웅전을 중수하고 명부전과 요사채를 신축했다. 한국전쟁 초기인 1951년 1월12일 불탄 뒤 중건을 보지 못하다가, 1958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돼 전북기념물 63호로 지정됐으나, 2012년 10월12일 전기난로 과열로 화재가 발생해 전소됐다. 이에 내장사 대중을 중심으로 2014년 6월 본격적인 복원불사에 들어가 정읍시 예산 등 25억원을 들여 2015년 7월말 제 모습을 되찾았으나, 이번에는 방화로 다섯번째 전소되는 비극을 맞았다.
조계종 “내장사 대웅전 방화 승려, 최고수위 징계할 것…심려 끼쳐 유감”
대한불교조계종은 내장사 대웅전 화재 사건과 관련해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전했다. 조계종은 3월5일 입장문을 발표해 “종단 소속 승려가 대웅전에 고의를 불을 지른 행위는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또한 출가수행자로서의 최소한의 도의마저 저버린 행위”라며 “방화사건이 발생한 원인과 배경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9년 전 대웅전 화재사건으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대웅전 화재사건이 발생되었고, 그 배경에 내부 대중이 대웅전에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방화를 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종단 내부규율인 종헌종법에서 정한 최고수위의 징계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찰관리에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교구본사와 함께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유감의 뜻을 전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본사 선운사, “구체적 원인을 철저히 조사…출가자의 정체성 확립과 승풍 회복을 위한 긴급점검 실시”
내장사의 본사인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선운사는 3월6일 입장문을 발표해, “9년 전 화재로 인해 대웅전이 소실되었고, 그 아픔을 극복하고자 사부대중의 원력으로 대웅전 불사를 완료하여, 출가수행자들에겐 수행의 근본이자 지역민들에겐 정신적 위안처였던 대웅전이 또 다시 화마에 휩싸이게 되었다”면서, “더욱이 화재가 발생한 배경이 사찰 내부 대중의 방화로 알려져 국민과 불자들께는 말할 수 없는 충격과 당혹감을 안겨주어, 교구를 관장하고 있는 선운사는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비통한 마음으로 참회를 드린다”고 밝혔다.
“출가수행자로서 탐진치 삼독의 번뇌를 끊지 못하여, 고의로 방화를 한 행위는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면서 “선운사는 종단과 긴밀히 협조하여 이번 방화사건이 발생되게 된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진행하고, 사찰의 유지관리에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세심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출가수행자의 정체성 확립과 승풍 회복을 위한 긴급 점검을 실시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일들이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석달 전 수행 온 사미승려가 대웅전에 불 질러…“범행 동기 불확실”
시간이 지나면서 방화 이유를 두고 불을 지른 승려와 사찰 간에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해당 승려 최씨는 경찰에서 함께 생활하던 스님들의 “따돌림이 서운했다”고 진술한 반면, 내장사 측은 “절대 그런 일은 없었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3월8일(월) 정읍경찰서 등에 따르면,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후 경찰 조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스님들이 서운하게 해 술을 마시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사찰 안에서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타 종단에 몸담았던 최씨는 올해 2월 승가대학(강원)을 졸업한 뒤 3달 전 내장사에 들어와 수행승 신분으로 생활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내장사는 최씨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내장사에서 오랜 기간 생활해온 스님들은 최씨와 사찰 내 스님 간 불화나 다툼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현재까지는 (서운함을 느꼈다는 게) 최씨의 일방적 진술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웅전 화재가 진화된 이후 사찰 관계자들을 만났으나, 최씨가 언급한 ‘서운함’에 대한 부분을 찾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읍경찰서 관계자는 “최씨가 타 종단에서 온데다, 오랜 기간 수행했음에도 정식승려 신분이 아니다 보니, 개인적으로 다른 스님들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진 것 같다”며 “진화 이후 조사 과정에서 사찰 내 갈등이나 불화에 대한 부분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내장사 방화 승려 “산으로 불 번질까봐 자진신고했다”…구속 후 송치
대웅전에 불을 지른 승려 최씨가 3월7일(일) 오후 4시경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를 타고 전주지법 정읍지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승복 차림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그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씨는 방화 이유에 대해 “서운해서 우발적으로 그랬다”고 말했다. 최씨는 불을 지르고 도주하지 않고 내장사에 머무른 이유에 대해선 “주변 산으로 번지면 안 되니까 (신고했다)”라고 했다. 최씨는 구체적 범행 경위에 대해서는 “들어가서 설명하겠다”고 말한 뒤 법원으로 향했다. 전주지법 정읍지원은 이날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3월10일(수)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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