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9일 고창군이장단연합회가 기업유치 찬성 성명서를 발표했다.
고창군민 그 누구도 우량기업을 유치하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업 유치는 곧 고용창출과 세수증대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장단연합회는 14개 읍면 협의회장과 총무들이 모여 찬반표결을 하여 결정했다고 한다. 그들의 지역발전을 위한 충정과 역할에 공감하고 존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실체적 진실을 알고자 얼마나 노력했고 숙지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군청사 건너편 천막농성장의 비상대책위는 어떤 이유로 삭발과 상복 투쟁을 하면서 반대하고 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은 했는지 다시 묻고 싶다.
그들의 반대는 ‘내 집 앞에 하지 말라’는 님비현상도 아니고, 군정에 반대하는 정치적인 현상도 아니다. 현존하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고, 후세에 물려줄 청정고창의 가치를 위한 절규인 것이다.
비상대책위가 주장하는 악취와 오염의 문제는 미래의 예견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예측은 현재의 경험에서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인근지역인 부안군의 참프레에서, 정읍의 하림에서, 고창지역의 축사에서 심각한 악취는 실증되고 있고, 개선은 되고 있다지만 현재진행형이다. 부안군 참프레를 한 번 견학하는 것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수 없으며, 각종 언론 보도, 실제 살고 있는 부안군의회와 부안군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심각한 악취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생거부안’이라는 말도 옛 이야기가 되어 버린 듯하다. 부안군에서 악취를 맡은 기억 때문에, 특별히 여행조차 가고 싶지 않다는 페이스북의 글을 보았다.
전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친환경 생태도시’ 고창이 제2의 부안군이 되어서는 안 된다.
650명의 고용 창출, 고액의 연봉과 좋은 환경을 갖춘 양질의 일자리라면, 도회지에 있는 자녀들도 몰려온다. 그런데 최저 수준의 급여와 열악한 도축·가공 생산직의 일자리에 이장님들 자녀들을 보내겠는가. 결국 최저 급여라도 받아야 하는 단순노동자나 외국노동자들(간접고용)의 몫이 아니겠는가.
어느 기업인은 생산직 노동력 때문에 사업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한정된 인력의 분산으로 더 힘들어질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고 한다. 또한 농업인들의 농번기와 동우팜의 성수기는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인력 쏠림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세수 증대의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일반인이 구멍가게를 창업할 때도 가성비를 따져본다. 고창군이 보조·투입하는 비용과 대비해 봐야 한다.
기업 유치는 모든 지자체의 성적표이고, 로망이라고 할 수 있다.
고창군이장단연합회의 성명이 고창군민의 공감을 얻을지는 알 수 없으나, 성적표에 연연하는 고창군정에 동조하는 관제성 집단행동으로 인식돼서는 안 될 것이며, 이장단이 지역 분란의 중심에 서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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