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성내면 외토·외일마을에 대한 환경기초조사가 지난 4월7일 실시됐다. 이 마을들에서 최근 10년간 실거주민 절반가량 암이 발병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암이 발생하거나 전 단계에 이른 사람은 총 16명, 발생한 암 환자는 14명, 암 전단에 이른 사람은 2명,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3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민들은 동요하기 시작했고, 고창군에 암 발병 원인규명을 위한 역학조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 3월31일에는 마을의 상황과 인근 의심시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환경기초조사가 실시되던 지난 4월7일에는 천선미 부군수가 현장을 방문해 마을주민들의 의견을 들었고, 전문가들은 퇴비공장 안의 분뇨와 주변 토양 및 저수지 물 등 시료를 채취해 오염분석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는 대기, 수질(하천수·저수지), 지하수, 토양, 퇴비에 중금속 등 환경유해물질이 있는지 유무를 파악하게 된다.
강해룡 목사는 “주민들이 지난 16여년간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왔고, 현재는 한 집 걸러 한 집이 힘겹게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어느 마을이 이렇게 암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가. 조사도 중요하지만, 현재 아픈 사람에 대한 지원방안도 함께 모색해달라”고 요청했다.
주민들이 암 발생 원인지로 지목하고 있는 곳은 인근 가축분뇨 퇴비공장이다. 이곳은 외일 새교회와 100여 미터, 외일·외토마을과 250여 미터 가량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이 시설이 교회와 마을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지난 16년여 간 악취로 인한 스트레스 등의 고통을 받아왔고, 사업장에서 유출된 오염물질이 지하수 등에 영향을 주어 암 발생률이 높은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 시설은 1995년에 설치되었고, 2009년에 현 사업자가 인수를 했지만, 보조사업이 투여된 건물이어서 2013년에 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기존 시설이 미흡해 지붕 및 차폐시설 등 시설보완을 마친 후 2017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곳에 입고되었던 유기질 원료는 주로 소 가축분 퇴비이다. 4년 전에 들어온 것이어서 현재 부숙이 많이 진행되어 있는 상태이고, 절반 이상이 반출되어 요즘은 악취가 그리 심한 편은 아니다.
현 사업주가 이 시설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 2017년부터여서 주민들이 주장하는 악취에 의한 암 발병기간과 연관성을 가질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지하수 오염 영향 또한 이 마을들에 상수도가 들어온 것이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이 시설이 본격적으로 운영되었던 시기와 다소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 사업자가 이 시설을 인수하기 전에 다른 사업자가 시설을 단기간 임대해 음식물폐기물을 들여온 적이 있고 한동안 악취가 매우 심하게 발생했다는 설명들에 따르면, 이때 발생한 환경유해물질이 악취나 지하수 등을 통해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의심을 가져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이미 16년여가 지나버린 상황이어서 지금에 와서 실시하는 환경기초조사로 그 때의 영향을 찾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이 마을 가까운 곳에 다른 가축(염소)사육장이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대형 축사(소)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여러 상황을 감안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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