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북민언련에서는 2월과 4월 저널리즘 편향이 의심되는 도내 두 가지 사건을 지적했었다. 상반기 전라북도 감사에서 적발된 정읍시 지적사항과 4월 중순 불거진 전주시장 부인의 농지법 위반 사례다. 다수의 지역 언론은 지자체장에게 치명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위 사안에 대해 약속한 듯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전라북도 감사관실에서는 정읍시 종합감사 결과 총 31건의 지적사항을 공개했다. 이 중 공무직 채용과 공무원 근무평점에서 발견된 부적절한 인사운영 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는데, 유진섭 정읍시장의 지인과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 자녀 등이 정읍시 직원으로 부정 채용됐다는 의혹까지 지역사회에서 불거져 나왔다. 정읍시의 부적절한 채용 건은 지자체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소수의 지역 언론을 제외하고 해당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 일부 언론사는 4월 뒤늦게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가,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며칠만에 기사를 삭제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과정에 부당한 압박이 작용한 거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전주시장 부인 농지법 위반 사례도 마찬가지다. 4월 9일 전주엠비시(MBC)는 김승수 전주시장의 부인이 완주군 소양면에 약 2천 제곱미터의 농지를 2010년 매입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를 소유할 수 없게 제한한 농지법의 취지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농지법 위반 사안은 오랜 시간 침묵하던 지역 일간지는, 김승수 시장이 사과한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더 많은 비중을 들여 해명을 전달했다. 의혹을 제기한 보도는 없었는데 해명 보도만 나온 상황이 어리둥절하다.
후속 보도가 필요하다는 거듭된 당부에도 애초 문제를 제기했던 일부 언론사의 보도를 제외하고는 침묵이 이어졌다. 현직 전주시장 부인의 법 위반 사안과 정읍시장의 부적절한 인사 채용 문제가 분명함에도 다수의 전북 지역 언론사들은 보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일까? 저널리즘의 본령이 무색할 만큼 두 개의 사례는 언론이 마땅히 보도해야 할 일을 보도하지 않는 무보도 행태를 보였다. 언론사마다 입장이 있겠지만 지자체와 언론사 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비판보다는 침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날 선 권력 감시를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요구에 무보도로 돌려주는 언론에 대한 지역민의 의문과 실망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안에 따라 비판의 정도가 달라지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비판 기사를 삭제하는 언론을 지역민은 신뢰할 수 있을까? 저널리즘의 편향은 단지 독자만의 문제가 아닌, 언론이 마땅히 보도해야 할 뉴스 가치가 높은 이슈나 사건을 자의나 타의로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불공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올 불신과 부정의의 미래는 모두 지역 언론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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