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주간해피데이 | |
폐기물 처리방법 중 소위 ‘지렁이 농장’이 있다. 지렁이의 특징을 활용해 폐기물을 분변토로 바꾸어 유기성 퇴비를 만드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농장들 때문에 살 수가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있다.
정읍 정우면 대사리. 2014년 한 곳이었던 대사리의 지렁이 농장은 7년 만에 6곳으로 늘어났다. 정읍에 있는 지렁이 농장 가운데 3분의 1이 이 일대에 몰려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악취는 물론 환경오염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6곳 중 특히 2곳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대사리 주민 10여명은 지난 5월29일 윤준병 국회의원 사무실을 방문했다. 6월9일 윤준병 의원에 따르면, “마을에 지렁이농장이 들어왔는데 악취로 못 살겠다”면서, “반입되는 사업장 폐기물이 쌓이면서 악취를 견딜 수가 없다”고 하소였했다. 또한 “시청에 신고해도 점검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며, 악취민원을 주민간의 갈등으로 호도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면서, 악취가 심해 낮에는 일할 수가 없어서 늦은 저녁에만 일한다는 분도 있었고, 악취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이사 가려고 한다는 주민도 있었고, 악취의 심각한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꼭 현장을 방문해 달라는 주민도 있었다고 한다.
지렁이 농장 비닐하우스에는 시커먼 물기를 머금은 흙이 가득 차 있다. 대부분 하수 찌꺼기인 폐기물. 이런 특정 폐기물을 지렁이에게 먹인 뒤, 지렁이에서 나온 배설물을 퇴비로 활용하는 것이다. 폐기물과 지렁이가 함께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악취가 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에 대해 지렁이 농장주들은 “정읍시에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주민들한테 냄새가 안 가게 하기 위해 톱밥도 써 보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주민들은 “지렁이가 먹는 폐기물보다 쌓이는 폐기물의 양이 급증하면서 악취 피해가 크다”고 말한다. 폐기물이 많이 반입할수록 돈이 되기 때문이다. 주민들 중에는 “일부 폐기물을 논밭에 매립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한 “폐기물은 있는데 지렁이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농장주 중에는 “일부 비닐하우스에서 지렁이를 반출했기 때문에 지렁이가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렁이 농장에 대한 의혹의 핵심은 허가(신고)받은 대로 영업을 하고 있냐는 것이다. 즉, 지렁이 농장에서 신고한 양만큼 재활용을 해주고 있느냐, 즉 폐기물이 분변토로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신고가 나지 않은 교반시설도 돌아가고 있었다. 분변토 등을 교반시설로 섞으면 악취는 더 심해진다. 정읍시는 민원이 있을 때만 나서고 있다. 최근에도 주민 민원이 접수되자, 폐기물 반입량 기준을 초과한 농장 1곳에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했을 뿐이다.
반복되는 악취와 환경오염 우려로 주민 고통이 커지고 있다. 행정당국의 철저한 감독과 함께, 지렁이 농장 폐기물이 제대로 퇴비로 활용되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