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70대 남성이 17일 만에 갑자기 숨져 보건당국이 인과 관계 규명에 나섰다. 6월29일 전북도 보건당국과 유족 등에 따르면, 정읍에 사는 70대 남성 A(70)씨가 전날 자택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자택 거실에서 TV를 시청한 뒤 일어서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져, 119 구급대에 의해 정읍아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 백신을 단계적으로 접종한 지난 3월 이후, 전북지역에서 이날 오전 6시까지 신고된 사망자는 총 17명으로 늘었다.
A씨는 지난 11일 AZ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이후 가벼운 몸살을 앓다가, 1주일 뒤부터는 가슴 통증을 지속해서 호소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하지만 A씨는 이런 증상이 백신 접종 이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수준의 이상반응이라고 여기고 병원을 찾지는 않았다고 한다. 질병관리청과 각 지자체는 75세 이상 백신 예방 접종자를 대상으로 3일간 이상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A씨는 대상이 아니어서 자가 진단을 통해 의심증상 시 의료기관을 방문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A씨 유족은 “고인은 평소 당뇨 등 기저질환이 전혀 없는 건강한 분이었던 만큼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전북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기초 역학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도 부검을 통해 A씨 사망과 백신 접종 사이 관련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보건당국은 A씨가 접종한 AZ 백신 동일 로트(LOT)를 접종한 60명 전원에 대해 모두 신원파악과 함께 이상 유무를 확인한 결과, 사망한 A씨를 제외한 59명은 모두 이상반응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전북지역에서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후 신고된 이상반응은 이날까지 총 393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증이 43건(1.1%)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17명과 뇌질환 등으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20명,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양성반응 6명 등이다. 나머지 3892건(98.9%)은 비교적 증세가 가벼운 두통이나 근육통, 매스꺼움, 발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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