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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성송면 계당리에서 석산개발과 아스콘 제조업 등을 하고 있는 ㈜세영개발이 기존 석산 허가면적(5만3259제곱미터)에 더해 인접산지 18만1154㎡에 대한 신규허가를 받기 위해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세영개발은 사업계획을 수립한 뒤, 2019년 12월 고창군에 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를 제출했으며, 고창군은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구성한 뒤 2020년 3월13일 협의회 심의와 주민의견수렴을 거쳤으며, 세영개발은 이에 참고해 그동안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작성했다.
이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지난 8월6일 오전 10시 성송명체육회관에서 열렸다. 인근 계당·신용·선용마을 주민 50여명이 참석했다. 체육회관 입구에서부터 인근마을 주민과 성송면청년회를 중심으로 현수막을 들고 “세영개발 석산확장허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었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이번 신규 석산개발사업은 건설용 석골재를 생산・공급하여 왔으나, 기존 허가구역 내의 채석량이 감소됨에 따라, 골재자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채석장을 확장하고, 골재 수급안정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사업시행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토석채취 시 토석채취에 의한 토사유출, 공사장비에 의한 비산먼지 발생, 소음·진동 발생 및 폐유 발생이 예상된다”면서, “부정적으로 예측된 결과에 대해서는 토석채취 시 초안에서 제시된 각종 저감방안을 이행하여 친환경적인 개발사업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주요 당사자들을 살펴보면, 신규개발지와 계당마을과의 거리는 160미터, 신용마을과는 560미터, 선동마을과는 955미터, 주요정온시설인 고창남중과는 985미터, 운선암과는 175미터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피해사례를 쏟아냈다. 특히 계당마을 주민들은 “지붕과 벽이 다 갈라졌으며, 담벼락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성토했다. 한 젊은 귀농인은 “영향평가 초안을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해놨는데, 잘 모르고 들어갔다가 지금은 집만 비워두고 나와서 살고 있다”며, “주민 말도 듣고 현 마을 상태도 직접 와보고 초안을 만들어야지, 초안부터 이런 식이면 환경영향평가는 탁상공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애기엄마는 “아기가 경기를 일으켜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실제환경이 반영되지 않는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청년회 회원은 “환경영향평가가 세영개발에 맞춰 작성됐다”면서, “그동안 주민들은 피해를 감수하고, 내년 5월 기한이 만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또다시 신규허가를 추진한다니 성송면민으로서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마을 전체가 뿌연 먼지에 뒤덮이고, 덤프트럭의 안하무인과 과속도 도마위에 올랐다.
석산 신규허가를 반대하는 계당마을 주민들을 대표해, 정모씨는 “세영개발이 일말의 양심도 없이 또다시 10여년간 대단위 채석을 하겠다고 하니, 계당마을 주민들은 격분에 격분을 더하고 있다. 세영개발의 신규 석산 확장에 대해 계당마을 주민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 160미터 거리에서 아무리 방진막과 방음벽을 설치해도 극심한 피해는 눈 앞에 뻔하다.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허가를 내는데도 기준이 있을터, 머리맡에서 채석을 한다니 말이 되는가”라며, “우리 마을은 보상이나 석산면적 축소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 계당마을은 우리의 생존권을 위해 온몸을 던져 석산개발을 반대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에 대해 업체측은 “그동안 피해 사례가 우리에게 접수된 바가 없으며, 우리에게 피해를 말씀했다면 최선의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신용과 선동마을은 90퍼센트, 계당마을은 30퍼센트 등 다수의 주민들이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대측은 “공개적으로 현 사업계획을 제대로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유효한 것이지, 정확한 정보도 공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개로 위로금도 주고 동의를 받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론했다.
‘산지관리법’에서 토석채취사업은 ‘가옥·축산시설·공장 또는 종교시설로부터 3백미터 이내’인 경우 주민과 소유자 전원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채석 산지에 연접하여 토석채취허가를 받으려는 경우에는 3분의 2 이상). 단, 환경영향평가를 거친 경우 이를 제외하고 있어, 이번 환경영향평가가 이대로 통과될 경우, 석산 인근주민들의 자기결정권은 자동 박탈되고 만다. 주민의 피해를 지켜주기 위한 환경영향평가가 도리어 주민의 의사결정권을 뺏는 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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