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의뢰해, 한빛원전 4호기 상부돔 CLP(격납건물 내부철판) 점검을 진행한 가운데 점검방식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빛4호기는 지난 2017년 5월 격납건물 수직벽체에서 공극(미세 구멍)이 다수 발견돼 운영이 중단됐고, 이후 전문가·주민 등이 참여한 협의체가 구성돼 안전성 검사에 들어갔다. 그동안 수직벽체 점검은 진행됐는데, 상부돔은 기술적 문제 등으로 점검이 지연되다가 최근에야 실시됐다.
이용빈 국회의원(광주광산구갑·더불어민주당·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10월7일(목)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한빛원전 4호기 상부돔 CLP 점검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15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상부돔 정밀육안점검에서 녹 4개가 발견됐다. 이에 한수원은 7월26일부터 8월24일까지 비계(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를 설치하고, 녹 3개 주변의 CLP 두께 측정을 실시했다. 녹 1개는 비계와 거리가 멀어 이번에 측정하지 못했다.
원자로 격납건물의 수직벽체 및 상부돔은 콘크리트(1.2m)에 CLP(6㎜)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시공됐다. 상부돔의 공극 확인은 CLP 두께를 측정해, 기준을 벗어나면 공극이 발생한 것으로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보고 있다. 녹이 발생한 주변 36포인트의 CLP 두께는 5.46㎜∼6.21㎜로 측정돼, 기준 5.4㎜을 충족한 것으로 나와 한수원은 상부돔에서 공극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영광·고창 주민들은 한수원이 상부돔과 동일하게 시공된 수직벽체 CLP 점검에 적용한 ‘타격음 검사’와 ‘용접선 두께측정’을 시행하지 않았다며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타격음 검사’는 망치 등으로 CLP를 타격해, 소리로 콘크리트 내부에 공극이 발생했는지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한수원은 상부돔이 60여 미터 높이에 있어 ‘타격음 검사’를 진행하기 위험하고, CLP 두께 측정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의원실이 상부돔 점검에 참여한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문의한 결과, 원자력안전기술원은 “한수원이 요청하면 ‘타격음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은 위험성을 이유로 ‘타격음 검사’를 요청하지 않았으나, 검사를 실제 진행한 안전기술원은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이런 정황 때문에 영광·고창 주민들은 “원자로 격납건물 CLP는 수직벽체과 상부돔이 동일 재질이라 동일기준을 적용해 점검하고, 상부돔 공극을 확인하려면 ‘타격음 검사’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원전의 근본 문제는 부실시공도 있지만 지역주민의 신뢰 상실이 더 큰 문제다”며, “발생한 문제에 대해 상세한 설명과 정확히 조사·조치하고 있다는 신뢰가 중요한 데, 뭔가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원자력 전문기관의 태도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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