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범죄표적으로 삼아, 아우디 등 고급 승용차 여러 대를 이용해 고의사고를 내는 수법으로, 수천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 수사로 덜미를 잡혔다. 정읍경찰서는 “진로변경 등 법규위반 차량 등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일으켜 상습적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은 A(20)씨를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B(23)씨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월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회 선·후배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정읍시 일대에서 상습적으로 13차례에 걸쳐 고의 교통사고를 유발한 뒤, 차량수리비와 치료비 등 명목으로 57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A씨는 동승자가 있으면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공범들을 차량에 탑승시킨 뒤, 도로 구조상 진로변경(회전교차로) 과정에 차선을 넘어 서거나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을 고의로 추돌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받아 챙긴 보험금을 6대4로 분배했고, 가벼운 추돌사고로 부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돈을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해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A씨는 범행 가담을 꺼리거나 망설이는 지인들에게 “지금까지 발각되지도 않았고 증거가 없어 절대 걸리지 않는다”며, 회전교차로 안쪽인 1차로 진입 차량이 2차로 방향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과정에서 고의로 추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불법주정차가 일상적인 좁은 골목길의 경우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넘어 운행할 수밖에 없는 차량을 먹잇감으로 삼아 맞은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일부로 추돌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정읍경찰은 관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보험접수가 증가하는 등 사고조사 과정에서 ‘어쩌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일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수사에 착수한 결과, 자칫 완벽한 범죄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고의사고를 들춰내는 수훈을 발휘했다. 이 과정에 금융감독원과 각 통신사 및 보험사로부터 동종 범죄전력이 있던 A씨 및 나머지 6명에 대한 관련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하는 동시에, 순차적으로 피해자 진술 및 결정적 증거인 동영상과 사고장소 주변 시시티비(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하는 과학수사로 이들의 범죄를 밝혀냈다.
정읍경찰서 손범수 교통조사팀장은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교통법규를 철저하게 준수하고, 고의사고가 의심될 경우 블랙박스 영상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 수사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피해정도에 비해 무리한 합의금을 요구하거나 운전자의 약점을 이용해 협박하는 경우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결국 보험사기는 선량한 보험가입자 국민 1가구당 연간 20만원 상당의 보험수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갈수록 지능화되는 범죄를 엄단하기 위해 고의가 의심되는 사고에 대해 끝까지 수사해 보험사기를 근절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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