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시·군의 자원봉사센터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각종 범죄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놓이는가 하면, 섣부른 사단법인화로 무용한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정읍시 자원봉사센터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10월20일 정읍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과 정읍시장 측근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이 2018년 지방선거 때 정읍시장의 선대위원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서는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현 이사장은 ‘불법 정치자금을 대준 사실이 없고, 정읍시와 관련된 사업에 참여한 사실도 없다’며 강력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주군 자원봉사센터
완주군 자원봉사센터는 현재 ‘개점 휴업’ 상태다. 완주군의회는 올해 본예산에서 ‘군민의 세금이 적정하게 사용되는지 의심스럽다’며 인건비·운영비 등 예산 절반(1억7천만원)을 삭감했다. 그리고 지난 7월22일 추경에 삭감됐던 예산이 올라오자, 완주군의회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다시 삭감했다.
이에 당시 이사장이 전격 사퇴했고, 이후 긴급 임시이사회를 열어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하며 자구책 강구에 나섰다. 하지만 예산 삭감으로 센터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10월15일부터 모든 업무를 중단했다. 여기에 센터 일부 직원의 보조금 비리의혹이 불거져, 현재 완주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창군 자원봉사센터
나머지 시·군의 자원봉사센터도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이긴 마찬가지다. 상당수 자원봉사센터가 지난 2019년부터 사단법인으로 전환되면서, 센터장 위에 이사장직이 신설되며 옥상옥 논란은 물론, 센터장에 대한 과다한 보수가 책정되고, 이사장에게는 업무추진비가 지급되는 등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시·군에서 직영할 때보다 법인화 이후 지원예산이 더 늘어난 반면, 행정으로부터 독립성 확보, 운영의 자율성 제고, 자율적인 후원금품 모집 등 민간 주도의 자원봉사를 활성화하겠다는 당위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창군 자원봉사센터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혼합직영으로 22년간 자원봉사활동을 주관하다, 올해 3월 사단법인으로 전환됐다. 고창군수의 측근 퇴직공무원으로 알려진 김공례씨와 김현기씨가 각각 이사장과 센터장을 맡았다. 하지만 사단법인으로 전환되면서 실질적으로 바뀌는 건, 그동안 센터장은 무보수·비상근이었지만, 김현기 센터장이 연봉 4천만원(5급 상당)의 상근직이 됐다는 것이다. 법인화 이후 별다른 성과나 개선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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