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가 최근 3년간 열리지 않은 소싸움 관련 예산을 재편성하자 녹색당 등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읍 녹색당은 12월2일 논평을 내고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는데, 동물 학대 논란이 거센 소싸움과 관련해 3억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한 정읍시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시의회는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관련 부서와 소싸움협회·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내년 1차 추경에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정읍 지역은 지난 2017년도부터 내장산 문화광장 부지 옆에 소싸움장을 건설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고자 시민들이 1년여 동안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으며, 논란 끝에 소싸움장 건설은 백지화되고 그 부지에는 국민연금공단 연수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정읍시는 최근 내년도 예산안에 소싸움 관련 예산 3억2109만원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다. 그동안 정읍시는 소싸움 대회와 싸움소 육성지원을 위해 매년 예산을 지원했다가 올해는 편성하지 않았다. 2017년 4억4360만원, 2018년 3억7975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2019년과 지난해 각각 2억2052만원, 1억4885만원을 편성했다. 2019년에는 돼지열병, 2020년에는 코로나로 소싸움대회가 취소됐고, 싸움소 육성지원 예산도 편성하지 않았다. 올해는 아예 소싸움대회와 싸움소 육성지원 예산 모두 편성하지 않았다.
정읍녹색당은 “현 유진섭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하였으나, 당선이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그 어떤 조치도 없는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지금이라도 관련자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싸움소 육성농가도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싸움 폐지를 주장하면서부터 일방적인 폐지가 아닌 싸움소 육성농가에 대한 적절한 폐업보상을 통해 정읍시를 전국적으로 앞서나가는 동물복지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면서, “소싸움은 매년 10월 말경에 치러지니, 이번 예산안 심사에서는 전액 삭감하고, 정읍시 관련부서와 소싸움협회,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여 합리적 대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하여, 그 결과를 내년 1차 추경에 반영하는 것으로 하여, 시민들의 갈등을 줄일 수 있도록 심사숙고해 주시길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정읍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20여 번이나 대회를 열었지만 최근 3년간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때문에 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것”이라며 “시의회에서 예산이 다소 삭감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싸움대회를 취소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정읍에서는 1996년 소싸움 놀이가 처음 개최됐다. 2003년에는 정부가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될 만큼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2018년 22회를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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