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원고료로 화제를 모은 제1회 고창신재효문학상의 당선작이 김해숙 작가의 ‘비비각시’로 선정됐다. 12월1일 신재효문학상운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최고의 문인들로 꾸려진 심사위원단(이병천·정지아·방민호·박영진·김종광 위원)의 심사결과, 초대 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작으로 김해숙 작가의 ‘비비각시’가 선정됐다. 상금은 5천만원이다.
‘비비각시’는 동리정사 출신 여성 소리꾼인 ‘허금파’에 대한 이야기로 진채선에 이어 여자 판소리 명창의 선구자가 된 인물이다. 허금파는 철종 때 고창에서 태어나, 어려서 김세종(金世宗) 문하에서 판소리를 공부했다. 뒤에는 신재효(申在孝)로부터 판소리의 지도를 받아 대명창이 되어 고종 때 크게 이름을 떨쳤다. 1900년 광무대(光武臺) 협률사(協律社) 공연에 참가했고, 1903년 원각사(圓覺社) 창극공연에 참가하여 ‘춘향전’에서 월매역을 했다고 한다. 원각사 공연 이후에는 가정에 묻혀 살았다. ‘춘향전’을 잘 불렀고, 특히 ‘춘향전’ 가운데 ‘옥중상봉’ 대목이 장기라 한다. 김세종의 소리제를 이어받았고 신재효로부터 이론적 지도를 받은만큼, 매우 품위 있는 소리를 한 것으로 보이나,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는다.
김해숙 작가의 ‘비비각시’는 우리 역사소설에서 이제껏 보지못한 ‘허금파’라는 개성적 인물을 강렬하게 창출해 내 지역의 자랑인 ‘소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잘 녹여냈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김해숙 소설가는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201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누룩을 깎다’로 등단했으며, 작품 ‘어쩔 수 없다’로 2017년 한국소설가협회 신예 작가로 선정됐다.
판소리 소설을 집대성한 ‘한국의 셰익스피어’ 신재효 선생을 배출한 고창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소재로 하는 문화콘텐츠 제작 기반을 위해 ‘문학상’을 제정했다. 고창을 소재로 하거나 고창 관련 인물 등과 관계된 창작품 중 미발표작을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약 8개월간 작품을 공모한 결과 25작품이 응모했다. 유기상 군수는 “산·들·강·바다가 조화를 이룬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구한 역사를 통해 세계유산을 창조한 땅인 고창의 다양한 이야기가 문화콘텐츠로도 제작돼 전 세계에 고창을 알리는 문화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선작은 내년 3월께 출판사 다산북스에서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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