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암 발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고창군 성내면 월성리 외토·외일마을, 이 마을에 대한 환경오염도 조사 결과 설명회가 지난 12월 9일 마을회관 앞에서 진행됐다. 그런데 주민들이 집단 암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한 가축분뇨재활용시설에 대한 환경오염도 조사결과가 주민들의 주장과 달리 ‘직접적인 영향 없음’으로 발표되어 반발이 거셌다.
이번 조사는 올해 2월, 10여 년간 집단 암이 발병한 외일외토 마을 주민들이 인근 가축분뇨재활용시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로 추진됐다. 조사는 올해 3월부터 퇴비 성분검사를 시작으로 토양·대기질·하천수·호소수·지하수(음용수)·퇴비의 성분에 곰팡이 독소가 있는지 환경오염도 조사 및 분석용역이 진행됐고, (재)에스지환경기술연구원,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가 참여했다. 조사지점은 마을주민들과 협의해 선정했으며,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조사 및 분석이 이루어졌다.
주민들이 의혹을 제기한 가축분뇨재활용시설은 축분과 오리분을 재활용하는 시설로, 일일 처리량은 37㎥, 교반시설은 각각 한동씩 운영하고 있었지만, 현재 교반시설은 미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퇴비 반입량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반입량이 없다가 2018년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약 2천톤 가량 우분이 반입되었다고 한다.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 김민수 박사는 “가축분뇨재활용시설에서 퇴비를 조사했고, 조사결과 건강에 유해를 미친다고 알려져 있는 중금속물질이 퇴비에서 일부 발견이 되긴 했는데, 하천수 호소수 그리고 토양에 대한 생활환경오염도에서는 법적기준치 이하로 검출되어서, 가축분뇨재활용시설이 생활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것으로 판단을 했다, 다만 지하 음용수는 대장균과 질산성 질소가 먹는 물 수질기준을 넘어 음용하지 않는 것이 건강상 좋다. 질산성 질소는 퇴비에 의한 영향이 많고 비료 등에서 영향이 크다며 대장균은 분변에서 오염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이번 조사와 분석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주민은 “2005년부터 악취와 해충 등으로 인해 너무 힘들게 살았고, 수도 없이 많은 민원을 제기하고, 군수면담과 담담과에 눈물로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우리 마을이 피해를 많이 입었을 때의 내용은 없다. 작년 침출수가 유출이 되어 검사하고 벌금을 부과했는데, 그때의 데이터는 적용하지 않은 것인가. 또 교반의 경우 포크레인으로 뒤집으며 했는데, 교반시설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 문제없는데 마을 주민들이 악취와 해충에 대해 예민해서 무리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군 담당자는 “과거에 유출이 되었던 부분은 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는 오염도가 있는지에 대한 기초조사이고, 현재 조사할 수 있는 부분에서만 조사한 것이다. 추가검사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강해룡 목사는 “결론적으로 매우 유감이다. 소는 없어졌는데, 훔쳐간 사람은 없는 꼴이 되었다. 작년 침출수 발생시 1차 조사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이의제기로 2차 조사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고, 업주가 벌금도 물었다. 이것이 현재 행정의 현주소인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주시길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고창 외일외토마을은 최근 10여년 사이 전체 34가구의 절반 가까운 16가구에서 16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3명은 사망했고 11명은 투병중이다. 지난 여름에는 추가로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한편 익산 잠정마을은 퇴비공장과의 인과성을 규명하는데, 5년이란 세월이 걸렸고, 국내 최초로 인과성이 규명된 경우다. 고창군도 추가조사 등을 통해 외토·외일마을에 왜 암이 집단적으로 발생하고 있는지 원인규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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