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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문제가 발생한 곳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소싸움장을 시작으로 상두리 석산, 라벤더 허브원, 칠보산 버섯재배사, 동물보호센터, 공무직 부정채용, 정치자금 수수의혹, 최근에는 식수원 오염문제까지, 정읍동학시정감시단과 최은희 대표는 항상 선두에 섰고 당사자들을 서포트했다. 동학시정감시단은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일인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12월26일 정읍시내 한 쌍화탕 가게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잠깐 공적인 영역에 있다가, 다시 생계로 돌아올 줄 알았다. 돈도 벌어야 하고, 출판사에서 좋은 책도 내고 싶었다. 그는 왜 돌아가지 못한 것일까? 소싸움장 반대를 할 때, 시청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당신 얘길 다 들어줄 필욘 없잖아요.”
이 말의 방점은 “들어줄 필요가 없다”에 찍혀있다. 실제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할 생각이 없었다. 딴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우리를 편향적이라고 낙인찍고 싶겠지만, 진정한 대화와 토의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동학시정감시단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현재는 1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단체를 꾸렸더니, 이제는 그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주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인시위를 그만둘 수 없었다.
시청 공무원들이 그를 고소했지만 모두 무혐의가 나왔다. 최 대표는 “의미있는 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정읍의 시민운동이 실천적 측면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고 자평했다. “동학시정감시단 동료들, 함께 하신 시민들께서 결국 변화를 만들어 냈다.” 그는 12월21일 전북환경시민상을 수상했다. 동물학대 논란을 빚은 소싸움장을 막아내고, 30년 석산 개발로 고통받는 현장을 지키며, 시민의 힘으로 시정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공로이다. “목소리를 듣지 않는 이들에게 적어도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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