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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철거한 정읍 황토현전적지 내 친일작가의 전봉준 장군 동상 자리에 국민성금 등을 합해 만든 대규모 조형물이 들어섰다.
정읍시는 국민의 뜻을 모아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높일 수 있는 동상 형태의 조형물 ‘불멸, 바람길’이 덕천면 황토현전적지에 세워졌다고 6월28일 밝혔다. 가천대학교 임영선 교수의 작품인 이 조형물은 구한말 고부현에서 봉기한 동학농민군의 행렬 이미지를 부조(평면 위에 높낮이를 만들어 표현)·투조(평면상에 불필요한 여백을 뚫어 표현)·환조(3차원의 입체 표현)의 기법을 활용해 제작한 군상 조각이다. 사람인(人)의 형상으로 작품들을 배치해 동학의 인본주의 사상을 표현했다. 또 특정 인물을 강조해 높은 좌대 위에 설치하는 권위적·일방적 형식을 벗어나 행렬 선두에 선 전봉준 장군의 크기·위치를 농민군과 수평적으로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갓을 쓰지 않고 들고 가는 전봉준 장군의 동상은 신분제의 차별을 없애고 불합리한 사회적 모순을 개혁하려는 혁명가 의지를 형상화한 것이다.
성금을 포함해 모두 사업비 13억7984만5000원이 쓰였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8개월 동안 전국에서 635개 단체, 5149명이 참여해 2억2571만원을 모금했다.
군사정권 시절인 1987년 10월 황토현전적지에 세워진 과거 전봉준 장군 동상은 친일조각가 김경승(1915~1992)이 제작했다. 동상 및 배경 부조시설물은 높은 화강암 받침대 위에 짙은 청동색으로 높이 6.4미터, 좌대 3.7미터, 형상 3.7미터 크기였다. 김경승이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이어서 철거가 요구됐고, 지난해 9월 철거됐다. 현재는 정읍시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
황토현전적지는 1894년 동학농민군이 최초로 관군과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역사적인 장소다. 1981년 12월 사적 제295호로 지정됐다. 이 일대에 2014년부터 모두 32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30만1329제곱미터 규모로 기념공원을 조성했다. 기념공원에는 전국 90곳에서 일어난 동학농민군을 상징하는 아흔 개의 ‘울림의 기둥’이 세워져 있다. 정부는 황토현전승일을 기리기 위해 2019년에 5월11일을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바 있다.
정읍시 관계자는 “혁명기념일에 맞춰 제막식을 개최하려고 했으나 설계변경으로 일정이 늦어져 지난 6월25일에 제막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녹두꽃, 다시 피다!’를 주제로 유진섭 시장과 이학수 정읍시장 당선인,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비롯해 동학 관련 단체 등 3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동상 건립에 기여한 공이 큰 동학농민혁명 동상 재건립 추진위원회 신영우 위원장과 모금홍보소위원회 김봉승 위원장에게 공로패를, 상명새마을금고(이사장 이상만)와 소성면 재경마을 박순상 이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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