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센티미터 대형 공극과 철판 부식, 철근 노출 등의 논란으로 5년 이상 멈춰있는 한빛4호기를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이 차근차근 진행 중에 있다.
핵발전소의 안전규제, 운영·허가 등의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중앙정부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유국희)는 지난 7월7일(목) 회의를 통해, 기타보고 안건으로 ‘한빛4호기 격납건물 구조건전성평가 검증결과 및 향후계획’, ‘한빛 3·4호기 격납건물 공극(구멍)발생 근본원인 점검 결과’ 등을 다루었다. 당일 논의 결과는 ‘공극 보수 등 향후계획과 관련된 부분은 진행하되, 추가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재보고’하는 것이었다. 즉, 한빛4호기 격납건물 구조건전성평가 검증결과에 대해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리고, 보수공사를 허락한 것이다.
영광·고창·광주전남·전북 등의 민간대책위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은 7월5일(화) 오전 11시 영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사진 위 참조) ‘원자력안전위원회 재가동 절차 중단 요구 및 진상조사를 촉구’한 뒤, 영광군수 면담을 진행했다.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역시 7월6일(수) 성명서를 통해, “한빛3·4호기는 최초로 국내 기업이 주도해 건설한 핵발전소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각종 결함의 이유가 당시 기술 부족과 공기 단축을 위한 부실공사에 있음은 이미 밝혀진 명백한 사실이다. 한빛 3호기는 이번 4호기와 마찬가지로 2년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기타 보고안건으로 처리한 뒤 지난 2020년 11월 가동을 재개했다”며, “당시 영광 범국민대책위 등이 ‘7대 현안과제’ 실행을 3호기 재가동에 대한 합의 조건으로 약속받았고, 그 현안과제 중 첫 번째가 ‘4호기 상부돔 CLP에 대한 조사’였다. 하지만, 한수원은 조사를 즉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독촉해 겨우 진행한 조사에서 시공 이음부에서만 72곳 두께 미달이 발견되었다. 이것도 45판 중 37판만 조사한 결과이며 아직도 8판은 조사하지 않은 상태다. 즉 더 많은 공극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제대로 된 조사가 완료되기도 전에 가동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빛4호기 가동 재개를 서두르기 전에 당시 제기되었던 문제들에 대한 진상을 분명히 규명하고 제대로 된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안전성 논란 이외에도, 지역주민과의 소통 측면에서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왜냐하면 사건·사고로 인해 핵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했을 경우, 한수원이 재가동하려고 할 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기술적 안전성만 만족한다고 해서 임의적으로 재가동을 진행하는 것은 중앙정부로서는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인근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으면, 아무래도 그 정치적 부담을 덜면서 재가동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고창읍을 비롯한 면소재지에는 고창군한빛원전범군민대책위가 한빛4호기 재가동 움직임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게시한 바 있다. 더불어, 핵없는세상을위한고창군민행동도 ‘위험한 한빛4호기 재가동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고창군청 앞을 비롯한 고창읍 지역에 게시했다(사진 아래 참조).
영광 쪽에서는 한빛원전현안대책협의회(영광군청·군의회·범대위)가 한수원과 협의하여 한빛4호기 격납건물 구조건전성평가에 대해 제3자에게 평가를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의뢰했고, 최근 제3자 평가가 완료되었으며 그 보고서를 정리 중에 있다고 한다. 보고서가 정리되면, 곧바로 영광 쪽에 보고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창군한빛원전범군민대책위원회, 고창원자력안전협의회 등의 회의에서 한수원 관계자에게 “영광쪽과의 소통 및 주민동의는 그렇게 협의하고 있는데, 그럼 고창지역과의 소통과 주민동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영광 쪽과의 협의와 소통만으로 한빛4호기를 재가동하면 되는 것인가?”라는 일부 위원의 지적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차후 검토해보도록 하겠다” 등의 대답을 했다고 한다. 한빛4호기를 재가동시키기 위한 한수원의 움직임과 관련, 영광 쪽의 반응과 고창 쪽의 대응이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상황에서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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